"파산 맞다" 사실상 '야반도주' 가디스오더 개발사…이용자 분통

IT/과학

뉴스1,

2025년 11월 14일, 오전 10:41

(픽셀트라이브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출시 40여일 만에 일방적으로 게임을 유기한 모바일 게임 '가디스오더'의 개발사 대표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용자들과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293490)에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도 모회사 책임 여부 등은 언급을 피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정현 픽셀트라이브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가디스오더 서비스의 이른 업데이트 중단 소식으로 큰 실망을 안기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부득이하게 파산 관련 법적 절차를 앞두게 됐다"고 밝혔다.

픽셀트라이브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가디스오더는 지난 9월 2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3일 공식카페를 통해 갑작스러운 업데이트 중단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배 대표는 "장기화된 개발로 자금 유동성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출시 직후의 긍정적 지표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유저수와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8년간 개발한 게임을 쉽게 포기할 수 없어 내외부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신규투자 유치, 구조조정 등 여러 시도를 이어갔다"며 "결과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며 부득이하게 파산 관련 법적 절차를 앞두게 됐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픽셀트라이브 이정환 시스템 디렉터, 배정현 대표, 최진성 PD, 정태룡 콘텐츠 디렉터(카카오게임즈 제공)/뉴스1

초단기 게임 유기에 카겜·이용자·직원만 피해…인적분할 모회사는 책임 피해
다만 이용자 및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례적인 '초단기 게임 유기'에도 불구하고 픽셀트라이브의 모회사인 로드컴플릿 언급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픽셀트라이브는 장기 흥행작 '크루세이더 퀘스트'(크퀘) 등을 개발한 개발사 로드컴플릿의 자회사다. 로드컴플릿은 당초 사내 스튜디오인 크레페를 통해 가디스오더를 개발했다. 그러나 돌연 지난해 2월 크레페를 인적분할해 픽셀트라이브를 설립했다.

배정현 대표 역시 원래 남매인 배수정 씨와 모회사 로드컴플릿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으나 인적분할과 함께 픽셀트라이브 대표를 맡았다.

배 대표는 입장문에서 인적분할의 이유를 '보다 명확한 개발 방향을 가지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결국 가디스오더의 실패 리스크가 모회사 및 모회사의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꼼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픽셀트라이브가 완전 자본잠식으로 결국 파산 절차를 밟고 직원들을 퇴사시키고 있으나, 로드컴플릿은 인적분할 덕에 법적으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결국 서비스 종료 수순 밟을 듯…카겜 대응으로 이용자 피해는 최소화
배정현 대표 역시 픽셀트라이브가 폐업하더라도 모회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인적분할과 함께 픽셀트라이브 대표를 맡긴 했으나, 원래 남매인 배수정 씨와 함께 로드컴플릿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정현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로드컴플릿의 지분 28.5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현재 가디스오더는 서버를 유지하고 있으나, 개발사 폐업 및 직원 퇴사로 조만간 게임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을 걸로 예상된다.

다만 게임 이용자들의 금전적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퍼블리싱을 맡았던 카카오게임즈 측이 '총대'를 메고 환불 등 이용자 대응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이용자들 대부분이 게임에 쓴 금액을 환불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디스오더를 플레이하며 지난 한 달간 200만~300만 원의 게임 재화를 구매했다는 한 이용자는 "다행히 모두 환불을 받았다"면서도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고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앞으로도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갑작스러운 게임 업데이트 중단 사태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향후 기업 신뢰도나 평판을 위해서라도 이용자 피해를 막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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