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둘째 날인 28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협업(Co-Creation)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2.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구현모 전 KT(030200) 대표가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현재 이사회를 비판하며, KT 내부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구 전 대표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KT의 지배구조가 왜곡된 결과로 탄생한 이사회로부터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 이는 3년 전 사태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온당한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2023년 3월까지 KT 수장을 맡은 구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여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황제 연임 우려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구 전 대표는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부당한 압력을 받고 물러났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구 전 대표는 이를 재차 언급하며 당시 KT 대표 선임 절차를 비판했다.
구 전 대표는 "3년 전 KT에서 벌어진 일들은 우리나라 기업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며 "정관에 따라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를 외부에서 개입하여 사퇴시키고, 사외이사들까지 사퇴하도록 하여 무려 6개월 동안 대표이사도, 이사회도 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만들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이사회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구 전 대표는 "이사회의 정당성은 훼손됐고, 경영의 연속성도 단절됐다"며 "올해 초 주총에서는 내년도 임기만료 예정 이사들이 임기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다시 추천하여 선임하도록 하고,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 후보 심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게 구 전 대표의 입장이다. 또 "회사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해서 전임자가 다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도 덧붙였다.
내부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구 전 대표는 "KT 내부에는 현재도 충분히 역량 있는 후보들이 많이 있고,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며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달라"며 통신 전문가가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자격론을 내세웠다.
현재 김영섭 KT 대표가 주도한 구조조정 문제도 언급했다. 구 전 대표는 "비용구조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약 2000명의 직원은 자신의 직무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며 "KT의 사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임원들이 경영진에 들어왔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전체 임원의 1/4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됐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구 전 대표는 "KT 구성원을 존중하고, 내부 인재의 역량을 믿으며, 조직을 건강하게 이끌 수 있는 대표가 선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