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후보들의 방향성은 지난 2년간 KT를 이끌며 마이크로소프트(MS)·팔란티어와의 제휴, AI·클라우드 전문가 대규모 영입을 통해 AI 기반 B2B 솔루션 사업을 확장했던 김영섭 대표의 전략과는 선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후보들은 서비스보다 AI 인프라를 중심축으로 내세운다. KT의 본원적 경쟁력인 국내 최대 유·무선 통신망, 전국 데이터센터(IDC)인프라, 전국 단위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업 전략이다.
CEO 후보들, “KT는 서비스가 아니라 인프라 회사”… 김영섭 현 대표와 다른 비전
박윤영 전 KT 사장
또한 “피지컬 AI와 AIDC(데이터센터)를 광케이블로 유기적으로 연결해 AI·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AI 고속도로’ 개념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그는 KT에서 ICT 혁신을 추진했고, 이후 서울교통공사에서 실제 현장 운영을 개선하는 데 AI와 ICT를 접목한 경험이 있다며 “KT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국가적 AI 실행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회 위원. 사진=뉴시스
그는 “KT는 반도체 중심의 삼성·SK에 이은 ‘한국 3번째 AI 인프라 기업’이 될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는 곧 국가 AI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김협 넥스컨텔레콤 사장
그는 “벤더 종속, SA 전환 지연, 클라우드 네이티브 부족이 위협”이라며 구조적 혁신을 강조했다.
황동현 한성대 교수
그는 “KT는 민영기업이면서도 국가 인프라 기업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가진 만큼, 이해관계 조정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AI·네트워크·보안 역량을 기반으로 KT를 세계적 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SK그룹, 128조 투자로 ‘AI 인프라 전면전’ 돌입… KT와 경쟁 불가피
SK그룹은 최근 2028년까지 128조 원 투자, 울산·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구축, HBM 기반 용인 클러스터 확대 등을 발표하며 AI 인프라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AI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는 흐름도 이런 전략과 맞물린다. 알스퀘어의 ‘2025 데이터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3년 518조원에서 2029년 86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력 소비가 적고,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며, 지연(Latency)이 낮은 ‘엣지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AI 산업의 중심축이 모델·서비스 경쟁에서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롯데이노베이트 또한 냉동·공조 전문 기업 에이스공조와 협력해 엣지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경쟁구도가 대기업 전반으로 확장됐다.
KT가 차기 CEO 선임을 통해 AI 인프라 전략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가 AI 생태계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