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국은 선택과 집중”…버티컬 AI가 생존 전략[GAIF 2025]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후 01:24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한국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버티컬(특화) AI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수입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
최 회장은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축사를 전하며 “전 세계가 이미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의 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리소스가 적은 한국이 취해야 할 해법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APEC CEO 서밋을 비롯해 글로벌 논의의 장에서는 모두 AI가 중심 의제일 정도로 시대의 흐름이 달라졌다”며 “AI가 산업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엔비디아·오픈AI·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어떤 전략으로 움직이며, 그들과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가 최대 화두”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를 규정하는 두 축을 ‘규모의 경쟁’과 ‘속도의 경쟁’으로 설명했다. 먼저 규모 측면에서 그는 “지금의 AI 산업은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자본과 인프라가 투입되는 구조”라며 “GPU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얼마나 지어야 하는지가 국가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그 투자 규모는 우리가 생각했던 규모의 최소 10배에서 100배까지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속도도 문제다. 최 회장은 “누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느냐, 어느 플레이어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느냐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조차 알기 힘든 시대”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연간 AI 투자가 11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이 수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전략은 명확하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같은 규모로는 경쟁할 수 없다. 리소스가 부족한 나라가 모든 영역을 동시에 지원하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선택과 집중이 대한민국이 가진 불가피한 운명이며, 그 첫번째가 바로 버티컬 AI”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두 번째 조건으로 ‘시장 형성’을 꼽았다. 그는 “리소스가 아무리 있어도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AI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와 공공 영역이 먼저 AI 도입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조달청 사업부터 각 부처 예산까지, 정부가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공공 시장이 열리면 민간 기업도 자신들의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버티컬 AI 개발에 뛰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인프라와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을 넘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타트업 생태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AI의 규모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진짜 AGI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세대는 기존 기업에서 나오기 힘들다. AI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의 시장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한국 시장이 작다면 일본과 협업해 통합 시장을 만드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며 글로벌 확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AI 도입의 궁극적 목표가 ‘AX(AI Transformation)’라고 규정했다. 단순히 챗GPT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인프라·사람·문화가 결합해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전체를 바꾸는 것이 AX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AI 시대의 의사결정은 더 이상 최고경영층만의 몫이 아니다. 현장의 직원이 AI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체계가 만들어지면 속도도 빨라지고 조직 생산성도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어떤 버티컬 AI를 선택하고, 어떤 의사결정 체계를 설계하느냐가 AI 강국으로 가는 길을 결정짓는다”며 “이번 이데일리 포럼에서 풍성한 아이디어가 나와 한국 AI 전략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길 기대한다”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