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우디 간 이해진 네이버 의장…디지털 화폐·AI 인프라로 협력 확대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전 10:5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해진 네이버(NAVER(035420)) 의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며 글로벌 확장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시티 협력을 넘어, 부동산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분야까지 논의를 확대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해진(왼쪽) 네이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접견하고 있다.(사진=사우디아라비아 프레스 에이전시 갈무리)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전격 회동

20일 네이버와 IT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건축·프롭테크·부동산 전시회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Cityscape Global 2025)’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전격 회동했다.

이 의장은 지난해 사우디 방문 당시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직함으로 팀네이버 CEO들 뒤에 자리했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창업자 겸 의장(Founder and Chairman) 자격으로 직접 전면에 나서 접견을 주도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낸 행보로 평가된다. 이는 네이버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을 글로벌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의장의 이번 사우디 일정은 네이버와 사우디 간 혁신·디지털 전환·스마트 시티 분야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한 목적이 크다.

네이버는 이미 사우디 주요 도시를 디지털 세계로 옮기는 사업을 수행 중이다. 2023년 10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수주했으며, 올해 5월에는 사우디 주택공사(NHC)와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사우디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시티 구축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 메카·메디나·제다 등 3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완료하고 ‘발라디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 2단계 협력도 추진 중이다.

네이버-사우디, 디지털 화폐·데이터센터까지 협력 확대 논의

이 의장은 이날 호가일 장관과의 회동에서 네이버가 보유한 첨단 기술을 사우디의 ‘비전 2030’ 도시개발 프로젝트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다양한 협력 모델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SPA)는 양측이 부동산 투자와 연계된 안정적 디지털 화폐 분야를 포함해 여러 경제 부문에서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프로젝트도 협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논의된 ‘부동산 연계 디지털 화폐’는 네이버의 블록체인·디지털 기술력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로, 사우디의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토큰증권(STO) 형태로 분할하거나 부동산 가치에 연동된 실물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을 스마트시티 내 결제 수단으로 적용하는 등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방향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네이버와 두나무가 오는 26일 양사 이사회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 할 예정이어서,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도 맞물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 개발과 관련해서는 ‘소버린 AI’ 실현을 위한 인프라 구축 차원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는 미래 신도시 네옴의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신흥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 협력 강화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사우디 간 기술 교류 및 협력 프로그램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사우디 ‘비전 2030’ 가속…네이버가 세운 조인트벤처 중심으로 사업 진행

이번 회동은 사우디 정부가 ‘비전 2030’ 전략에 따라 국가 디지털 전환과 도시 인프라 현대화를 가속하는 가운데, 네이버의 AI·클라우드·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 도입을 확대하려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티스케이프 전시회 참관을 비롯해 현지 비즈니스를 점검하고, 조인트벤처(JV)를 기반으로 진행 중인 사업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사우디 주택공사(NHC)와 함께 ‘네이버 이노베이션(NAVER Innovation)’이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바 있다.

또한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 등 팀네이버는 17일부터 20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에서 대형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IT 기술을 전시했고, 이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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