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특성상 PC 이용 비중이 높고, 엔씨가 자체 플랫폼 ‘퍼플’로 사전예약을 진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모바일 순위만으로 성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안드로이드 매출 순위와 PC방 점유율 흐름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흥행의 실질적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다.
흥행 속 ‘BM’ 비판…초반 접속 불안도 겹쳐
좋은 초반 지표와 달리 이용자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출시 직후 접속 오류와 각종 버그가 이어졌고, 일부 유료 패키지 구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서 긴급 점검과 수정 패치가 진행됐다. 특히 개발진이 출시 전 라이브 방송에서 여러 차례 ‘착한 BM(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했던 데다, 엔씨가 과금 중심 BM의 원조로 꼽히는 만큼 이용자들의 비판 강도도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인섭 엔씨소프트 사업실장(왼쪽)과 김남준 아이온2 개발 PD가 19일 오후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아이온2 라이브 방송 갈무리)
일부 보스 몬스터의 허들 등 성장·경제·전투·편의성을 대규모 수정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응 속도를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평가한다. 엔씨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사활을 건 작품인 만큼 초반 유입 이용자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보통 게임 출시 이후 일주일 뒤에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편인데, 대형 MMORPG가 출시 하루 만에 긴급 점검과 방송을 동시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MMORPG 큰 형님 엔씨, 향후 과제는
PC·모바일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된 ‘아이온2’는 두 플랫폼 간의 밸런스 조정도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출시 직후 일부 이용자들은 모바일에서 전투 조작과 UI가 불편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온2의 강점으로 소개된 빠른 템포의 ‘손맛’ 중심 수동 전투가 모바일 환경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개발진은 모바일 이용자를 위해 수동 전투 편의성을 높이는 ‘어시스트 모드’ 도입을 예고했지만, 일각에서는 수동 전투만 지원하는 PC 버전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이는 다른 멀티플랫폼 MMO에서도 반복돼온 구조적 문제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한 게임 시장에서 장르가 공통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 신작의 성패가 전체 MMORPG 장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한국 게임업계의 상징적인 개발사이자 MMO 장르의 ‘큰형님’ 같은 존재”라며 “아이온2가 다시 한번 장르 붐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업계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온2 출시 직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엔씨소프트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1% 하락한 19만 1700원으로 마감한 가운데, 20일 18만 7000원으로 전날 대비 2.45%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섣부른 평가를 경계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아이온2 출시 직후 모멘텀 소멸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아직 실패를 논하기엔 이르다”며 “구글 플레이 상위권에 안착할 경우 현재의 우려가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