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넘게 '0인 체제' 방미통위…현판도 못 달아

IT/과학

뉴스1,

2025년 11월 23일, 오전 08:00

지난 9월 3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방통위 현판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다. 2025.9.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출범한 지 50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0인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위원회 구성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방송 3법 개정안 후속 조치 등 산적한 현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방미통위는 지난달 1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확대 개편돼 공식 출범했다. 인터넷·케이블TV 인허가, 뉴미디어·디지털 방송 정책 등을 과기정통부로부터 이관받아 방송미디어 관련 정책을 방미통위로 일원화 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소속 총 33명이 방미통위로 이동했다.

23일 방미통위에 따르면 기존 5인의 상임위원 체제에서 상임위원 3인·비상임위원 4인 체제로 개편됐다. 위원장과 비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 상임위원 1명과 비상임위원 1명은 여당, 상임위원 1명과 비상임위원 2명은 야당 추천 인사로 꾸려진다. 현행 방미통위 설치법상 추천권을 가진 정당은 교섭단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여권이 4명, 국민의힘이 3명을 추천하게 된다.

문제는 위원회 인선이 '깜깜무소식'이라는 점이다.정부과천청사에 있던 방통위 현판 자리는 50일 넘게 비어 있는 상태다. 방미통위는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판식을 열 계획이다.

방미통위 내부에서는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예외적인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후보군에 들었던 이들이 직을 고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방미통위가 정쟁의 대상이 돼 온 탓에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는 위원장 자리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주요 현안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 3법 개정안 후속 조치가 중요 과제다. 개정된 방송 3법에 따라 KBS, MBC, EBS는 3개월 이내에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야 하지만, 공영방송 이사 후보의 임명·추천 및 위원회 규칙 제정·개정·폐지 등은 방통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KBS는 이달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EBS는 다음 달 9일까지 이사 선임을 마쳐야 하지만, 법정 시한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방송사 재허가 및 재승인 업무도 멈춰있다. 또 지난 7월 22일 폐지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 고시 폐지 및 신설 등 후속 조치가 완료되지 않아 제도 공백 상태다.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위반 행위 과징금 부과 처분, AI 이용자 보호 종합계획 수립,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징수율 개정 등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제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편성위원회 구성 등 언론개혁의 시급한 과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대통령실은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조속한 위원 지명을 통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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