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모 내용은 미국 IT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을 통해 알려졌으며, 제미나이 3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과 겹쳐 더욱 이례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 회동을 위해 2025년 10월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미나이 3는 웹사이트 디자인 자동화, 제품 프로토타입 생성, 코드 작성 등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여 엔지니어와 크리에이터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검색·생산성 앱·창작 도구 전반에 AI를 깊이 통합한 구글의 생태계도 모델 확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올트먼은 이러한 흐름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도 오픈AI의 장기 전략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 메모에서 “우리는 다른 곳에서 뛰어난 모델이 나와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한 회사가 됐다”며 “지금은 연구팀 대부분이 초지능(superintelligence)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모델 경쟁에서는 구글이 앞설 수 있어도, 초지능을 먼저 구현하는 장기전에서는 오픈AI가 다시 우위를 되찾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오픈AI 3분기 매출 ‘20억 달러 이상’ 추정… AI 단일 고성장 이어져
오픈AI는 3분기 매출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억 달러(약 2조 944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이 43억 달러(약 6조 3296억원)였던 흐름을 감안하면 무리한 추정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AI 모델 중심의 단일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성장 속도다.
반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25년 3분기 매출이 1020억 달러(약 150조 1440억원)에 이르며 압도적인 규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해당 분기 성장에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절대적인 매출 규모에서는 구글이 압도적이지만, AI 단일 분야의 성장률만 놓고 보면 오픈AI가 더 가파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구글만이 아니라 앤트로픽도 압박… AI 경쟁자 다층화
샘 올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경쟁 상대로 구글뿐 아니라 앤트로픽(Anthropic)도 거론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는 대화형 코드 생성과 디버깅 성능을 앞세워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으며, 이는 오픈AI의 코드 전문 모델 ‘코덱스(Codex)’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구글은 3.5조 달러(약 5152조원) 규모의 기업가치와 연간 700억 달러(약 103조 400억원)를 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초대형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경쟁사들이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하며 지불하는 비용까지 구글의 AI 투자 재원이 되는 구조는, 오픈AI 입장에서 경쟁 구도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시적 역풍일 뿐”… 초지능으로 승부하겠다는 오픈AI
올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지금의 경제적 역풍은 일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초지능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올해 약 130억 달러(19조 136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AI 연구와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연간 1000억 달러(147조 2000억원)에 가까운 현금 소모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트먼은 “우리는 동시에 너무 많은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 최고의 연구소이면서, 최고의 인프라 회사이고, 최고의 AI 플랫폼·제품 회사여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어떤 회사와도 우리의 위치를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규모(구글)와 속도·집중력(오픈AI), 생태계 기반 확장(구글)과 초지능 도달 전략(오픈AI)의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