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서울 코엑스몰에서 ‘네이버 지도 AR 길안내’를 실행했을 때 이러한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친 실제 공간 위로 3D 화살표와 유도선이 자연스럽게 중첩되며 길을 안내합니다. 실내에서도 공간 스캔 기술이 경로를 매끄럽게 제시해 사용자가 지도를 ‘읽는’ 대신 공간 속에서 정보를 ‘체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서울 코엑스몰 내에서 네이버지도 ‘AR 길안내’를 실행해보니 카메라로 주변을 스캔해 목적지까지 이동 방향이 현실 공간 위에 표시돼 길 안내를 해준다. (사진=이소현 이데일리 기자)
물론 XR 기기의 무게와 가격, 해상도 문제 등 현실적 한계도 남아 있습니다. 몰입에 따른 윤리적 이슈와 청소년 사용 문제, 민감 정보 보호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XR은 ‘보는 인터넷’에서 ‘체험하는 인터넷’으로의 전환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정보는 URL 대신 현실 공간 위에 경험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인터넷은 점차 행동을 유도하는 공간형 가이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갤럭시 XR’ 출시 행사에서 그룹 관계자가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 구글과 퀄컴이 함께 만든 첫 고성능 XR 기기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눈동자와 손, 목소리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우선 콘텐츠 제작 엔진은 XR 경험이 설계되고 구현되는 출발점입니다.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이 주력 제작 도구로 자리 잡았으며, Godot은 오픈소스 기반의 경량 엔진으로 인디 개발자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로블록스는 제작 엔진이자 사용자 생성 콘텐츠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확정돼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OS(운영체제)·SDK(소프트웨어개발툴킷)영역에선 Android XR, visionOS, Horizon OS, Snapdragon Spaces 등이 공간 인식과 상호작용 기능을 개발자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런타임과 표준 층에서는 WebXR과 OpenXR이 기기 종속성을 줄이고 호환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단계에서는 공연·전시·교육·도시 시각화·커머스·소셜 XR 등이 실제 가치를 만드는 영역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XR 시장의 경쟁력이 어떤 층위에서 형성되고, 혁신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모델들이 삼성전자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체험해 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스코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와 함께 AI 기반 교육 XR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스토익은 AI 아바타 교육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SOOP은 버추얼 스트리머 제작을 지원하며 자체 XR 콘텐츠를 강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 XR이 국내 버추얼 스트리머 생태계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콘텐츠 제작비 지원과 XR 전용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네이버 1784 사옥에 있는 모션 스테이지 기술 시연 사진. 사진=네이버
현재 네이버 XR 플랫폼은 제페토, 치지직 XR, 디지털 트윈 등 세 축으로 진화중입니다. 네이버랩스는 실내 AR 내비게이션을 상용화하며 강남역·공항 등으로 확장 중이며, 거리뷰의 3차원화를 통해 새로운 광고 생태계도 열었습니다. 네이버는 XR·AI·결제를 통합한 차세대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며 인터넷 경험의 공간화를 가속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