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결제 힘 쏟는 게임사…"애플·구글 철옹성 무너질 것"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24일, 오후 04:59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며 플랫폼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새로운 수익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가 생성한 이미지
2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게임 내 인증·결제·운영 기능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 기획자’를 모집하는 채용 공고를 냈다. 정규직 형태로 채용 마감 시까지 상시 모집한다. 넷마블이 자체 결제 플랫폼 고도화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이미 자체 PC 런처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에 자체 PC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일부 게임에서 웹상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원 중인 자체 결제 시스템을 위한 채용 공고”라고 설명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지난 6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PC 결제를 사용자 편의성과 전체 매출 성장 관점에서 설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전반에서도 신작을 중심으로 자체 결제 강화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해 자체 결제를 운영 중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온2’는 출시와 동시에 PC 자체 결제를 도입했으며, PC 결제 비중은 전체의 90% 이상을 기록했다는 점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넥슨은 기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PC 결제와 자체 런처를 통한 결제 확대 이후, 네이버페이를 연동했다. PC 기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PG를 연동해 사용자 선택폭을 넓히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는 지난 5일 컨퍼런스 콜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나 구조는 이미 준비를 해 놓고 있는 상태”라면서 “일부 게임들은 적용돼서 해외 게임 같은 경우에 일부 적용한 사례도 있고, 시기가 결정이 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는 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자체 결제 넘어 플랫폼 만들어 대응 “애플·구글 철옹성 무너질 것”

게임사들은 자체 결제가 단순한 수수료 절감을 넘어, 이용자 데이터 확보·플랫폼 장악력 확대·신규 수익 모델 창출 등 장기적 경쟁력 확보와 직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 생태계를 넓히려는 이유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실행·결제·커뮤니티·소셜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런처 ‘스토브(STOVE)’를 운영하고 있다. 컴투스는 통합 운영 서비스인 ‘하이브 플랫폼’으로 자체 결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하이브 플랫폼은 게임 서비스뿐만 아니라 결제, 계정 관리, 커뮤니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게임사들의 이러한 사업적 흐름과 함께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등 인앱결제 규제로 더 이상 앱마켓사업자가 이전과 같은 권한을 발휘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장현국 대표는 13일 부산 지스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철옹성 같던 애플·구글의 스토어 결제들이 이제 무너지고 있다”면서 “미국 에픽 게임즈 팀 스위니 덕분에 열렸고 유럽도 열리고 점점 (자체 결제 흐름이) 확대되면서 실제로 스토어 결제가 강제되지 않는 미래가 얼마 안 남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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