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기립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5/뉴스1 © News1 노선민
27일 오전 0시 55분 발사를 앞둔 누리호가 발사대 고정까지 완료되면서 26일 본격적인 발사 운용에 돌입했다. 외부 전원 공급, 연료 충전 등을 중심으로 막바지 점검이 이뤄진다.
다만 발사체는 추진·연료·전자장비 등 계통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사 직전에라도 나올 수 있다. 특히 3차 때보다 위성이 더 많이 실리고 탑재 중량도 두배가 됐기 때문에, 엔진 및 위성 사출장치에는 엄격한 검수가 요구된다.
이 밖에도 기상상황은 물론, 연료·전원을 공급하는 발사대(엄비리칼 타워) 및 지상 통신시스템까지 변수가 될 수 있다.
26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발사 주관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연은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항공전자장비(에비오닉스) 외부 전원 인가, 추진제 및 헬륨 충전 등을 위한 점검을 수행한다.
과거 선례를 보면 이 과정에서 발사체를 분해해야 확인이 가능한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1단 산화제 탱크의 '레벨센서'에서 문제가 생겨 연기됐다. 결국 항우연은 세워진 누리호를 조립동으로 옮겨야 했다.
3차 발사의 경우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간 통신 이상이 발생하면서 하루 밀렸다. 심지어 이 문제는 발사 세 시간을 앞두고 발견됐다.
여러 기술적 우려 때문에 누리호 4차 발사 허가서 상에는 예비 발사일도 설정된 상태다. 항우연에 따르면 이는 이달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다. 다만 발사체 분해를 요구하는 문제라면 그 이상이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발사의 경우 추진·연료 계통의 이상 여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탑재 중량이 960kg에 달하는 등 3차 때의 2배가 됐고, 목표 고도도 600km로 소폭 상승하면서다. 3단 엔진이 24초는 더 연소해야 한다고 항우연은 보고 있다.
신규 적용한 '다중 위성 어댑터'(MPA)도 끝까지 신뢰성을 확인해야 한다. 3차 때보다 5기 늘은 13기의 탑재 위성을 효과적으로 사출하기 위해 적용됐다.
예보 상으론 비·바람 등 날씨는 크게 영향이 없을 전망이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누리호 발사 경로에 근접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에 따르면 특히 27일 오전 1시 10~12분쯤을 피해야 한다. 발사 가능시각이 오전 0시 54분부터 오전 1시 14분이긴 하지만, 항우연은 최대한 앞당겨 발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무리하게 발사를 강행하는 것은 자칫 누리호의 임무 실패, 심지어 위성의 소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항우연이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겠지만, 문제가 확인되면 바로 발사를 연기해야 하는 이유다. 첫 상업발사를 앞두고 있는 이노스페이스(462350)도 발사체 신호처리기 미세 이상신호를 최근 발견, 발사를 한 달 가까이 미뤄야 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수백 번 발사하며 신뢰성을 확보한 스페이스X마저도 발사 지연 문제를 자주 겪는다"며 "상세 점검을 통해 리스크를 없애고 발사를 하는 것이 임무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주청은 이날 오후 늦게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그간의 점검 상황 및 기상환경 등을 반영, 누리호 추진제 충전을 결정한다. 이후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발사는 첫 심야발사기도 하다.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임무궤도 진입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이 개발한 516㎏ 위성으로, 우주 자기장·오로라 관측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성공적인 임무를 위해 이 위성은 상시 태양광을 받을 수 있는 태양동기궤도(SSO)에 진입해야 한다. 오로라 관측에 적절한 태양광 조건을 맞추려면, 위성이 적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하는 때 해당 좌표 '승교점 지방시(LTAN)'가 낮 12시 40분이어야 한다.
이같은 특수 조건을 맞추는 발사 시각이 오전 0시 54분부터 1시 14분 사이인 것이다. 발사일이 연기되더라도 시간은 똑같아야 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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