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에 수백억 투자한 네이버…지분 줄인 카카오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후 05:5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올해 임상시험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와 체성분분석 글로벌 1위 기업 인바디에 이어, 클라우드 EMR(전자 의무기록) 기업 ‘세나클’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헬스케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헬스케어 계열사인 카카오헬스케어 지분을 정리하며 사실상 방향을 선회했다. 의료 핵심 인프라인 EMR을 중심으로 네이버가 의료 데이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국내 양대 빅테크의 헬스케어 전략이 정반대 방향으로 갈라지는 양상이다.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와 위의석 세나클 대표
네이버가 주목한 헬스케어…임상·체성분데이터, EMR까지 수백억 투자

네이버가 AI 기반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5월 ‘테크비즈니스’ 수장으로 최인혁 전 네이버 COO(대웅제약 사외이사)를 영입한 데 이어, 8월 제이앤피메디, 10월 인바디 투자에 이어 EMR 기업 세나클의 지분 90% 이상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기존에 8.8% 지분을 보유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26일 추가 투자를 진행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8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뒤 곧바로 최인혁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을 감안하면, 헬스케어가 네이버의 새로운 전략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수백억 원을 투입했고, 향후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쇼핑·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이미 경쟁력을 갖춘 영역 외에, 지금까지 본격 진입하지 않았던 헬스케어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번 인수에서 특히 주목받는 지점은 세나클의 사업 구조다. 세나클은 내과·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 등 동네 병·의원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EMR 서비스 ‘오름차트’를 제공한다. 환자용 건강관리 앱 ‘클레’와 연동되는 구조로, 네이버가 1차 의료기관과 직접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유비케어·이지스헬스케어·비트컴퓨터보다는 작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클라우드 기반 EMR 업체 중 유일하게 미국 타임과 스태티스타가 선정한 ‘2025 세계 최고의 헬스테크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세나클의 기술력과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는 “세나클과 함께 의료기관 핵심 인프라인 EMR 기반으로 기관 내부 업무와 대외 연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후에도 세나클 직원 고용은 그대로 승계된다.

세나클 위의석 대표는 “AI 진료 지원 수요 증가와 서비스 안정성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함께 ‘오름차트’를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동네 병원에서 시작하는 네이버…카카오헬스케어 지분 줄인 카카오

네이버가 임상시험 플랫폼과 체성분 분석 기업에 이어 EMR 업체까지 인수하면서, AI 진료 지원과 의료기관 간 데이터 연계를 ‘오름차트’를 중심으로 구현할 기반을 확보했다. EMR은 보험 심사와 의료비 산정 등 의료 데이터 흐름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시스템이다.

동네 병·의원에서 ‘오름차트’가 확산되면 환자는 복약 정보 확인, 비대면 건강관리 등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인바디와의 협력, 시니어케어 고도화,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까지 논의 중인 만큼 B2BC 서비스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차바이오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카카오헬스케어를 성장시키는 방안을 선택했다. 카카오는 차바이오텍 지분을 인수하고, 차바이오그룹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고도화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 지분을 취득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차바이오그룹과의 지분 교환 및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율을 △차케어스·차AI헬스케어 43.08% △카카오 29.99% △외부 투자자 26.93%로 변경시킬 예정이라 밝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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