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를 맞아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1기)를 비롯해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을 실은 누리호는 오로라를 비롯한 우주환경 관측부터 항암제 연구 등 우주 바이오 실험까지 다양한 임무를 추진한다. 2025.1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국이 독자 발사체 누리호를 최초로 단번에 발사, 탑재 위성 교신에까지 성공했다.
이전 발사로부터 2년 6개월 공백이 있는 데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조립을 총괄한 첫 사례라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기술을 전수해 가며 제작을 보조, 전례 없는 성과를 냈다.
이로써 누리호 발사 신뢰성은 기존 66%(3번 중 2번 성공)에서 75%로 뛰었다. 무엇보다 한화에어로에 기술 이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민간 주도의 상업 우주서비스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7일 우주항공청은 이날 오전 1시 13분 발사된 누리호의 주 탑재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교신은 이번 발사 임무의 성공 기준이다. 위성은 누리호 발사 후 약 15분 뒤 목표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SSO)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함께 실린 초소형(큐브) 위성 12기의 사출·교신은 성패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성공적으로 사출됐다.
위성사출장치 등을 제외한 순수 위성 중량만 따지면, 누리호는 약 600kg의 고객 화물을 태양동기궤도까지 수송했다. 첫 실용발사인 3차 때 위성 총 중량이 240kg이었다.
누리호 실제 수송 능력을 생각하면, 온전히 실력 발휘를한 건 아니다.항우연은 누리호가 최대 1.9톤 화물을 고도 700km로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성능 검증용 위성과 더미 등을 활용한 2차 발사 등을 거치며 기술적 스펙은 입증됐다.
이번 발사는 3차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실용 서비스 이력(헤리티지)을 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발사체가 일감을 따내려면 이같은 헤리티지가 핵심이다. 더미가 아닌 실제 고객 위성을 원하는 위치까지 제대로 운송했는지 시장이 따져기 때문이다.
4차 발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실용 발사를 해보는 게 숙제로 남았다.항우연과 한화에어로가 내년 6월 예정된 5차, 2027년 6차 반복발사에 도전하는 이유다. 이른바'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R&D다.
한화에어로가 지난 2년 6개월간 하위 부품업체들을 관리하며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회사는 올해 7월 항우연에 약 240억 원의 기술료를 내고 누리호 제작 전 주기 기술도 이전받았다. 발사 운용 역시 3차 때보다 참여 인력을 늘려가며 차근차근 노하우를 쌓고 있다.
누리호 신뢰성이 충분히 검증되면, 회사가 본격적으로 우주 수송 영업에 나서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6차 발사까지 다 성공해도 누리호 발사 신뢰성은 83%에 그치기 때문에 후속 발사가 숙제다. 세계 주요 상업발사체의 신뢰성은 90%대 이상이다.
민간의 위성 발사수요도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 우주항공청이 국가위성 등 초가 발사 일감을 지원해야 한다고 업계는 주문한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X 팰컨9 대비 누리호의 발사단가가 10배가량 비싼 점도 발목을 잡는다. 한화에어로의 경량화, 설계 최적화 등이 숙제로 남았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최종 점검을 수행하는 모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극지방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하는 과학 임무를 맡았다. 3D 바이오프린팅 및 줄기세포 기술 검증, 우주 자기장·플라스마 측정 등 임무도 수행한다. 약 516㎏ 무게로, 임무 수명은 1년 이상이다.
이 위성은 발사가 심야에 이뤄진 원인이기도 하다. 오로라 관측에 적절한 태양광 조건을 맞추려면, 위성이 적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하는 때 해당 좌표 '승교점 지방시(LTAN)'가 낮 12시 40분이어야 한다.
스페이스린텍의 큐브위성 '비천(BEE-1000)'이 부탑재 위성으로 실렸다. 세계 최초로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의 단백질 결정화를 미세중력 환경에서 실증한다.
이밖에 부탑재 큐브위성들을 통해△위성 편대비행 제어항법 △S-밴드(2.4Ghz) 대역 항법신호 측위 가능성 검증 △위성 자율 폐기 등 우주교통관리 설루션 △롤 형태 태양전지 △초소형 홀(이온화) 추력기 등 다양한 기술 실증 임무가 수행될 예정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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