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걸린 누리호4차 첫 시도만에 성공…자신감 붙은 한화

IT/과학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전 03:1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를 맞아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1기)를 비롯해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을 실은 누리호는 오로라를 비롯한 우주환경 관측부터 항암제 연구 등 우주 바이오 실험까지 다양한 임무를 추진한다. 2025.1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조립을 총괄한 누리호가 2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에 단번에 성공했다. 지연 없이 성공한 최초 사례다.

2023년 3차 발사 후 2년 6개월간 한화에어로는 발사체 노하우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전수받았다. 올해 7월엔 정식으로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발사로 회사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했다는 걸 입증했다.

탄력을 받은 회사는 더 짧은 기간을 갖고, 7개월 뒤인 내년 6월 5차 발사에 도전한다.

27일 우주항공청은 이날 오전 1시 13분 발사된 누리호의 주 탑재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교신은 이번 발사 임무의 성공 기준이다. 위성은 누리호 발사 후 약 15분만에 목표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SSO)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는 우주청 소관의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R&D' 일환으로 추진됐다. 2027년까지의 6회 반복발사로 한국 독자 발사체인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민간 주도 우주개발이라는 국가 목표를 위해, 4차 발사부터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했다.

체계종합기업은 연료·추진·전자 등 발사체의 복잡한 계통을 종합하는 등 조립을 총괄한다. 수많은 발사체 부품 벤더사들의 품질 검수도 체계종합기업의 몫이다. 한화에어로는 기존 항우연 대비 깐깐해진 검수 기준을 갖고 조립 총괄에 임했다고 전해진다.

기존 항우연이 했던 실무를 기업이 직접 해봄으로써, 기술이전을 위한 노하우를 체득하는 것이다. 1년 단위로 이뤄진 과거 발사보다 공백이 길었던 이유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항우연이 한화에어로의 부족한 일손을 보조하고, 제작 전반을 감독했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물론 항우연이 20~30년간 축적한 기술력이 누리호에 담겼기 때문에, 1~2년 내로 기업이 소화하기는 어렵다"며 "내년부터 내후년까지의 5·6차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운용 등 노하우도 순차적으로 이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발사는 더 해야겠지만, 민간 기업이 실용 우주수송 서비스를 해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한 소장은 강조했다. 2022년 2차 발사까지의 목적은 위성 더미 등을 활용해 누리호의 최대 수송 능력을 확인해 보는 것이었다. 3차 발사가 돼서야 누리호는 실용 위성을 수송하기 시작했다.

순수 위성 중량만 따지면, 4차 발사로 약 600kg의 고객 위성화물이 태양동기궤도로 운송됐다. 3차 때보다 2배 이상 무겁고, 실린 위성 수도 5기 더 많다. 민간 주도로 더 높은 수준의 실용 서비스 이력(헤리티지)을 확보한 셈이다.

내년 6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 5호기도 이미 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한영민 소장은 "누리호 4호기를 준비하면서 5호기의 1~3단 엔진과 탱크 등 부품도 병렬적으로 같이 조립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 5호기까지는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에서 조립되지만, 내후년 6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가 자체 구축한 순천 단 조립장에서 단 조립이 이뤄진다. 이후 이를 바지선을 통해 나로우주센터로 옮겨와 총조립을 진행하게 된다.

한화에어로가 더 많은 부분에서 홀로서기를 할 거란 의미다. 누리호 발사 신뢰성만 충분히 검증된다면, 회사가 주도적으로 우주수송 영업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추가발사와 신뢰성 개선은 숙제다. 누리호는 1차 발사엔 실패했기 때문에, 6차 발사까지 다 성공해도 신뢰성이 83%에 그친다. 성공률이 90%대에 머무는 주요국 상업 발사체와 비교하면 부족한 성적표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누리호의 비싼 발사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한화에어로도 주도적으로 페어링(탑재체 덮개 확장), 경량화, 설계 최적화 등 연구·투자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주청 등 공공은 부족한 초기 발사수요를 메꾸기 위해 국가위성 등 일감으로 누리호의 상업 운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