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송치형 만남은 2년 전 시작…'AI·웹3'로 글로벌 도전[일문일답]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1:06

[경기(성남)=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 세계에 없는 AI와 웹3 융합이라는 새로운 기획과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7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 금융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용사 두나무의 ‘기업 융합’의 미래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7일 네이버 사옥에서 개최된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이 의장은 “네이버 혼자만으로는 힘든 경쟁이었기에, 다른 좋은 기술과 서비스를 가진 회사와 힘을 합쳐왔다”며 PC 시대엔 한게임과 합병, 모바일 시대엔 ‘첫눈’이라는 벤처기업과 합병을 통해 일본에 진출해 라인(LINE)이라는 성공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번 두나무와의 융합 역시 AI와 웹3라는 새로운 시대의 생존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웹3의 가장 좋은 기술과 이해력을 갖고 있는 회사(두나무)와 힘을 합쳐야만 다음 단계에서 살아남고 의미 있는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장은 “블록체인과 AI 시대에 여러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좋은 선례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네이버 측에선 이해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참석했으며, 두나무 측에선 송치형 회장, 오경석 대표가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네이버와 두나무 경영진들이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이해진 의장의 지분 희석을 감수한 결단의 배경은 무엇?

△이해진 의장) 네이버는 사업 확장을 위해 여러 차례 투자와 M&A를 진행해왔고, 그때마다 제 지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지분보다는 사업의 성장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 지분을 어떻게 지키느냐’보다 네이버가 더 큰 사업을 만들 수 있는지, 직원들이 재밌는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제가 회사에 계속 기여할 수 있다면 기여하는 것이고, 아니면 후배들이 이끌면 된다. 결국 사업의 성공이 최우선이다.

-두나무·네이버 주식 교환 비율 산정 방식 및 주주 보호 장치는?

△오경석 대표) 기업 가치와 발행 주식 수가 다르기 때문에 ‘가치 비율’과 ‘교환 비율’이 다른 것처럼 보인 것이다. 회계법인·감정기관의 객관적 평가를 거쳐 산정했으며, 주주 관점에서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긴밀히 대응하겠다.

△박상진 대표) 양사의 발행주식 수 차이가 커서 교환 비율이 달라 보였던 것이다. 가치 비율은 독립 회계법인의 장기간 평가와 협의로 결정되었고, 두 곳의 외부 평가를 추가로 받았다.

-네이버파이낸셜 나스닥 상장설·중복상장 우려·합병 가능성?

△최수연 대표) 나스닥 상장 등은 정해진 계획이 없다. 향후 상장을 검토하더라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원칙이 최우선이다. 중복상장 우려는 저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번 딜은 네이버파이낸셜 분할 상장이 아니라 더 큰 기업가치를 가진 파트너(두나무)와의 협력 구조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합병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글로벌 벤치마킹 대상은? K-핀테크 확장 전략은?

△송치형 회장) 해외에서는 코인베이스, 서클 등이 자주 비교되지만, 거래량만 보면 두나무는 작년까지도 더 컸다. 다만 미국 기업들은 규제 환경 차이로 수익화 모델·토큰 발행·금융 연계 서비스 등을 더 폭넓게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은 웹3와 핀테크가 결합되는 흐름이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딜 체결 후 네이버파이낸셜 이사회 구성 변화는?

△박상진 대표) 딜 완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완결 후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이사회 구성이 일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두나무 주요 인사가 합류해 공동 경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두나무는 두나무의 독립 영역에 맞게 운영된다.

-네이버×두나무 결합의 핵심 목표는? ‘빠른 의사결정’은 어떻게 구현?

△최수연 대표) 핵심 목표는 두나무의 웹3 기술력과 네이버의 금융·보안·AI·글로벌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에서 경쟁 가능한 K핀테크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빠른 의사결정은 이사회·회의체 기반으로 하되, 무엇보다 3사 간 신뢰와 조직문화 통합이 핵심이다.

-공정위·금융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은?

△박상진 대표)공정위·금융위·금감원 심사 등 절차가 많아 섣불리 해석하긴 어렵다. 다만 딜 공시 이후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시장 현황과 사회적 필요를 설명드리고 관련 법안·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라갈 계획이다.

-규제 리스크가 사업에 미칠 영향은?

△최수연 대표) 현재 핀테크·가상자산 제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규제는 증가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성장 속도를 늦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생태계 조성, 기업 성장 촉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27일 네이버 사옥에서 개최된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송치형 회장 첫 만남과 함께 하게된 결심 배경은?

△이해진 의장) 송치형 회장과 동문(서울대)으로 보도가 됐지만 연배 차이가 있기에 사적으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다. 오히려 2년 전 처음 알게 됐다. 개인적 친분보다 사업적 시너지가 훨씬 크게 보였다. 송 회장은 ‘천재 개발자’ 출신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탁월하다. 그 역량이 네이버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 송치형 회장) 제안받고 바로 결정한 건 아니고,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래 고민했다. 하지만 같이 하면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합류를 결정했다.

-외부 파트너(넥슨·컬리·스포티파이 등)와의 협업은 리스크 없나?

△최수연 대표) 어떤 협력도 먼저 네이버 생태계 강화, 경쟁력 제고, 주주가치 상승을 최우선으로 검토한다. 각 파트너와의 협업 분야가 달라 수익 배분 방식도 다르지만, 네이버와 파트너 모두 윈윈이 되도록 구조를 설계한다.

-두나무는 왜 네이버와 함께하나, 두나무 단독으로 해외 진출도 가능했는데?

△송치형 회장) 거래소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 다양한 금융·결제·광고·체인 생태계와 연결되기 어렵다. 코인베이스·크라켄도 신용카드·결제·체인 사업을 확장 중이다. 실제 글로벌 쇼핑몰에서도 20%가 크립토 결제로 이뤄질 정도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하면 해외 금융·결제·광고까지 확장할 수 있어 단독보다 더 큰 도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계획은?

△오경석 대표) 규제와 정책 방향이 핵심 변수다. 3사는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이 정해지는 대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글로벌 진출 전략의 구체적 그림은?

△이해진 의장) 개별 서비스 합병이나 상장 구조가 핵심이 아니라, 모든 서비스에 웹3와 AI가 결합되는 미래 금융·기술 인프라를 함께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3사가 같은 회사로 묶인 만큼, 깊이 있는 통합과 신뢰 기반 협력이 가능하다. 어떤 서비스가 나올지는 지금부터 만들어갈 영역이다.

-외부 투자자의 반응은?

△오경석 대표) 네이버파이낸셜 외부 주주들과 사전 협의를 거쳤고, 대체로 긍정·찬성 의견을 받았다. 모두 딜의 방향성과 시너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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