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이 '신예' 송치형과 손잡은 이유는

IT/과학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후 04:38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7/뉴스1
"안녕하세요. 원조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입니다." 네이버(035420)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가 27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공동 주최한 기자회견에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언론 노출을 꺼리고 대외활동을 자제해 소위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려왔다. 그런 두 사람이 함께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밝힌 기업결합의 이유는 '생존'이었다.

이해진·송치형 대학 선후배 사이지만…"개인 친분으로 이뤄진 기업결합 아냐"
이 의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현 컴퓨터공학과의 전신인 전자계산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송 회장은 1979년생으로 역시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와 경제학을 복수전공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같은 학과 선후배 사이인 점을 바탕으로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이 의장은 "송 회장과 제대로 만난 지는 약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번 기업결합은) 개인적 친분이 깊어 이뤄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의장과 송 회장은 모두 이번 기업결합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AI와 웹3라는 새로운 기술전환기에서 진정한 글로벌 빅테크 '공룡'들에 맞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AI와 웹3란 거대한 파도가 생겨나고 있는데 가장 좋은 기술력과 이해도를 가진 회사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미국의 코인베이스, 서클 등과 비교해 "가상자산 거래와 웹3 자체를 제외한 부분은 두나무가 좀 더 따라잡아야 해 네이버파이낸셜과 힘을 합치게 됐다"고 말했다.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7/뉴스1

웹3·AI라는 '거대한 파도'…네이버·두나무 생존 위해 맞손
웹3란 탈중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이다. 현재의 웹2와 달리 중앙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갖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두나무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세계 4위 수준의 디지털자산거래소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웹3 분야 기술력에서도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이같은 두나무의 웹3 기술력과 함께 네이버가 보유한 AI 기술은 물론,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웹2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금융 플랫폼'을 구현한다.

송 회장은 "현재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 서클은 25조원 수준"이라며 "이 시점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시너지를 내면 기술력, 신뢰, 고객기반 모두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해진 "지분 희석 중요치 않지만…차기 리더십 이야기할 단계는 아냐"
이날 이 의장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네이버 측의 지분 희석 문제를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번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70%에서 17%로 줄어들고 2대 주주로 물러난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그동안 사업을 위해 투자를 받기도 하고 여러번의 인수합병(M&A)를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물론 제 지분은 어쨌든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현재 네이버는 굉장히 작은 회사거나, 아니면 이미 망해서 없어진 회사였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지분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밸류가 없다면 더 능력있는 후배들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는 게 한결 같은 생각"이라고 첨언했다.

다만 아직 네이버 차기 리더십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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