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KAIST 총장인선 제자리…AI시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IT/과학

뉴스1,

2025년 11월 28일, 오전 10:56

왼쪽부터 이광형 KAIST 17대 총장,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이용훈 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KIAST·UNIST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의 정식 임기가 올해 2월 종료됐지만, 차기 총장 선출은 논의가 제자리다. 이 총장(연임 도전),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이용훈 전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총장 등 3배수 후보 압축은 3월에 끝났다.

현 총장이 9개월 넘게 임시로 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연임이 확정된 건 아니다. 섣불리 기관 방향성을 정할 수 없어, 리더십 부재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

카이스트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은 핵심 과학기술 인재 양성, 기술 창업 촉진 등에 앞장서야 할 연구중심 대학이다. 다른 대학과 달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고, 별도의 설치·운영 근거법도 둔다.

과기원의 선봉장이 카이스트다. 한국 이공계 인재 육성의 가늠자로 불리는 이유다.

윤주영 ICT과학부 기자

문제는 빨라지는 기술 지형의 변화다. 소프트웨어 빅테크로 인식되던 구글은 엔비디아에 기대지 않고 자체 AI 가속기(TPU)로 제미나이 3.0을 만들며 AI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국이 승부를 보겠다는 '피지컬 AI' 분야도 중국이 로봇 굴기를 앞세워 빠르게 치고 나가는 중이다.

정부는 벌어지는 기술격차를 따라잡고자 AI·반도체 고급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카이스트가 빨리 방향성을 잡고 참고할 만한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일부 부처의 고위 관료 인선이 끝나지 않아 카이스트와 같은 산하 기관장 인선이 늦어진다고 전해진다.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기존 3명 후보를 다시 추려야 한다는 말도 있다.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에서 정치·관료주의적 잣대를 들이미는 건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카이스트 인선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 최소 1년 이상의 리더십 공백이 우려된다.

현 정부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합리적인 결정을 해줘야 할 때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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