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서울대학교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기반 의료 특화 LLM(대규모언어모델)인 ‘Kmed.ai’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8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한 뒤 “의료 AI 기술 개발에 진심”을 드러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한국형 의료 LLM ‘Kmed.ai’ 공개

네이버와 서울대학교병원은 28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메디컬 AGI(범용의료인공지능) 행사’를 개최하고, 의료 특화 LLM ‘Kmed.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의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비롯해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와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모델은 향후 임상 데이터를 이해하고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med.ai는 이미 2025년 의사국가고시(KMLE)에서 평균 96.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한국형 의료 AI 기술의 전문성과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의료 소버린 AI’ 구축과 경쟁력

네이버는 Kmed.ai를 한국 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의료 소버린 AI’ 구축의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해당 모델은 국가 사이트 AI HUB의 서울대 의학지식 문답세트(SNUH ClinicalQA)는 물론, 대한민국 의료법과 각종 진료과 가이드라인을 학습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반영해, 한국의 의료 산업, 지식, 진료 상황의 맥락을 가장 깊이 이해하도록 설계된 것이 강점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서울대병원 내부에 의료 특화 에이전트 플랫폼을 개발해 문서 작성 보조, 진단 보조 등 AI 기반의 업무 효율화 환경을 구축했다.

이해진 의장 “의료 AI에 진심” 행보

이날 행사에는 이 의장이 참석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 의장이 서울대병원을 다시 찾은 것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앞서 이 의장은 지난 3월, 경영 일선 복귀 전 올해 첫 공개 행선지로 서울대병원을 택하고 “네이버가 의료 AI쪽에 투자하는 건 진심”이라며 “AI라는 엄청난 파도에 두려워하기보다 과감하게 올라타서 메디컬 AGI, 의료특화 LLM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자”고 의료 AI 분야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에 Kmed.ai 공개로 이 의장의 의료 AI에 대한 비전이 현실화된 셈이다.

이 의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네이버와 서울대병원이 함께 개발한 의료 특화 LLM이 가장 안전하고 정확해야 하는 중요한 데이터를 지켜내고, 의료진의 효율성,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국의 의료 산업, 진료 상황, 의료법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의료 소버린 AI의 성공 사례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 모델은 국가 전략 기술로서의 의미도 있다.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의료 AI는 국가전략기술로, 이번 성과는 한국 의료 소버린 AI 구축의 첫걸음이자 중요한 이정표”라며 “서울대병원은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AI 기반의 지능형병원 전환을 가속화하고, 국내 의료 AI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도약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헬스케어 사업, 공격적 확장 가속화

네이버는 이 의장의 복귀 이후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의장의 최측근인 최인혁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며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환자의 병력 청취 내용을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해 EMR에 기록하는 ‘스마트 서베이’와 과거 검진 결과를 분류, 정리, 분석해 제공해 의료진의 업무를 돕는 ‘페이션트 서머리’ 등 의료 관련 주요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엔 제이앤피메디, 인바디, 세나클 등 국내외 유망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관련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