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임진한 프로에게 4박 5일간 골프 레슨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짧지 않은 그 시간 동안, 나는 그가 왜 한국 골프 레슨계에서 오랫동안 존경받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답은 실력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있었다.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
레슨 도중 그는 고(故) 김종필 전 총재에게 들었다는 ‘골프에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 세 가지’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이는 단순한 골프 이론을 넘어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이야기였다.
첫째, 힘을 빼야 한다. 목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사람치고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은 없다. 이는 인생도 마찬가지다. 정치든 사업이든 스스로를 과시하고 거만한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힘을 빼야 시야가 넓어지고, 시야가 넓어져야 사람과 기회가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둘째, 억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스윙할 때 채를 툭 내려놓듯 자연스럽게 쳐야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공이 멀리 갈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채의 궤도를 믿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때 비거리는 오히려 늘어난다. 일도 같다. 억지로 하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일 자체가 짐이 되어버린다.
셋째, 마무리가 중요하다. 피니시(Finish) 자세가 흐트러지면 샷의 완성도가 떨어지듯, 인생도 마무리를 잘해야 후세가 편안하다.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끝이 좋지 않으면 그간의 노력은 빛을 잃는다.
임진한 프로는 이 교훈을 자신만의 언어로 다시 강조했다. 그는 “골프채의 멱살을 잡지 마라”고 했다. 누군가의 멱살을 잡고서는 그와 친해질 수 없듯이, 골프채도 세게 움켜쥐면 우리를 돕지 않는다. 가벼운 그립이 좋은 스윙의 시작이듯, 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았다.
또한 그는 “좋은 샷은 여운이 남는 샷”이라고 말했다. 여운이 남아야 다음 샷을 더 잘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인생도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태도를 만든다. 실수가 있어도 여운이 있으면 배움이 되고, 그 배움은 다음 선택을 단단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만 믿지 말고 골프채를 믿으라”고 조언했다. 혼자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함께 일하는 동료를 신뢰하라는 뜻이다. 믿음이 쌓여야 협력이 가능하고, 협력이 있어야 일이 잘 풀린다.
캠프가 끝나던 날, 나는 골프가 아니라 인생을 다시 한번 배운 기분이 들었다. 결국 골프든 인생이든 ‘태도의 싸움’이다. 어떤 마음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같은 시간도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다.
절실하게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주변 모든 것이 스승이 되지만, 마음이 닫혀 있으면 아무리 좋은 조언도 소용이 없다.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이만하면 됐다’는 교만함이다.
반대로 깨달으려는 사람에게 세상은 가르침으로 가득하다. 공 하나에 원리가 있고 스윙 한 번에 인생이 담겨 있다. 임진한 프로의 레슨은 이 단순한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골프와 인생은 결국 같은 이야기다. 힘을 빼고, 억지로 하지 않으며, 마무리를 잘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내 삶의 스윙을 더 멀리 보내는 방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