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헬스케어·웹3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기업문화 차이, 규제 환경 변화, 이해관계자의 반응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오랫동안 실용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반면, 새롭게 결합하게 된 두나무는 상대적으로 중앙집권적 구조보다는 빠르고 자유로운 흐름을 중시하는 웹3(블록체인) 특유의 성향이 강합니다.
이 차이가 조화롭게 안착하느냐는 향후 사업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 변동성과 보안 사고, 규제 변화 등 고유의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업비트는 최근 약 445억원 규모의 솔라나 계열 자산을 해킹당했고, 이 중 386억원이 회원 피해로 파악된 바 있습니다. 업비트가 즉시 입출금을 중단하고 관계 기관에 신고하며 대응했지만, 2019년 이후 6년 만의 대규모 사고였던 만큼 시장의 충격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상자산거래소에도 금융기관 수준의 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와 네이버 역시 규제 부담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네이버, 두나무 AI×웹3 동맹(그래픽=김정훈 기자)
네이버의 또 다른 축은 헬스케어 사업입니다.
올해 네이버는 임상시험 플랫폼 제이앤피메디, 체성분 분석 글로벌 1위 인바디, 그리고 클라우드 EMR(전자 의무기록) 기업 세나클까지 연이어 투자하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사회 의장으로 이해진 창업자가 복귀한 뒤 최인혁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도, 헬스케어를 새로운 전략 분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나클 인수는 의미가 큽니다.
세나클은 동네 병·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클라우드 EMR 서비스 ‘오름차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환자 앱 ‘클레’와도 연동됩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1차 의료기관과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세나클은 시장 점유율에서는 기존 강자들보다 낮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타임·스태티스타가 선정한 ‘2025 세계 최고의 헬스테크 기업’ 리스트에 오른 유일한 클라우드 EMR 업체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는 이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네이버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는 “의료기관 핵심 인프라인 EMR을 기반으로 내부 업무와 외부 연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고, 세나클 위의석 대표 역시 “오름차트를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헬스케어는 단순한 기술 시장과 달리 기존 이익단체의 영향력이 큰 산업입니다.
EMR은 의사 집단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모델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다양한 조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겪지 않았던 유형의 이해관계 조정이 앞으로 요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검색·쇼핑·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네이버는 이제 AI기반 헬스케어·웹3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네이버 3.0’ 전략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성장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중앙집권적인 웹2(네이버)와 웹3(두나무)의 문화적 차이, 의료계와의 조율 필요성, 그리고 가상자산 시장의 고유 리스크까지.
네이버가 이 복합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AI 시대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점에 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