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한국IBM 사장 "AI 본질은 인간대체 아닌 역량강화 도구"

IT/과학

뉴스1,

2025년 12월 01일, 오전 06:20

이수정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IBM은 1950년부터 인공지능(AI)을 개발해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 늦어 보일 수 있지만 IBM은 'AI를 왜 만드는가'라는 본질부터 고민합니다. IBM의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역량을 강화하는 도구입니다." 이수정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threeIFC 6층 블루브리핑룸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AI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워크(틀)"이라며 "AI가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사상누각이 되지 않으려면 초기 설계부터 견고한 윤리적 토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IBM은 'IBM 글로벌 AI 윤리 프레임워크' 철학을 토대로 AI 기술 자체보다 '윤리·신뢰 프레임워크'를 우선에 둔다. AI의 목적도 '인간 능력 증강'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사장은 "AI가 인간보다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IBM도 당연히 기업이다보니 기술 경쟁을 하지만, 우리는다른 기업보다 AI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AI를 어떻게 써야 옳은가 이런 부분을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BM은 직원들의 AI 활용에서도 다양한 AI 툴을 명확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업무 효율을 높일 땐 왓슨(Watson) 플랫폼 위에서 챗GPT·제미나이 등을 활용하도록 권장한다"며 "외부 유출 시 치명적인 중요 데이터와 일반적인 데이터를 구분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면서 매년 AI 활용 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이 사장은 기업 간 전략적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IBM은 메타·인텔 등 빅테크 및 각국 정부·대학·연구소·스타트업·공공기관 등과 손잡고 'AI 얼라이언스'를 결성, 'AI 분야 개방형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카카오도 IBM AI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이 사장은 "혼자서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없는 시대"라며 "IBM은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데이터세트나 한국어 데이터 공유를 지원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달 AI 얼라이언스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 기관들과 손잡고 '한국어 AI 안전 데이터세트'(AssurA)를개발해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했다.

이수정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기업은 오픈 가능한 데이터와 기밀 데이터를 명확히 분류해 AI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분류 체계가 뒷받침될 때 글로벌 빅테크 클라우드 기반 고성능 AI 설루션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작은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분류할 여력이 없을 수 있다"며 "이럴 땐 공동 연구 또는 얼라이언스 참여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사장은 한국IBM의 고객사 현황에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수천 개 이상의 기업이 IBM 설루션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왓슨 고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은 "AI가 만들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며 "안전한 데이터, 편향되지 않은 알고리즘,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기업들과 연대해 불확실성을 돌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과거 IBM은 기술력으로 고객이 찾아오는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의 성공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IBM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고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사장은 30여년간 IBM·오라클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업을 두루 거친 후 2023년 다시 IBM에 합류해 부사장을 맡았다. 올해 7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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