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손잡고 기술인재 배출" 협약형 우주 특성화고 시동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7:22

[제주=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산 로켓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민간우주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우주·항공 분야 실무 인재를 양성하는 항공우주 협약형 특성화 고등학교가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항공고등학교나 다른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들이 그동안 있었지만 우주 분야에서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실무에 필요한 기술자(제조인력)를 배출하는 사례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난 2일 한림공업고등학교에서 이진승 교장은 “지난 1953년 개교한 70년 전통의 한림공고가 민간 우주시대 우주 제조 실무 인재 배출을 위해 내년 3월 교명을 한림항공우주고로 바꾸고, 항공우주 산업의 기술인재를 배출해나갈 계획”이라며 “제주도의 우주항공 전략 산업 육성 전략과 연계해 전국 최초 항공우주 분야 협약형 특성화고로 위상을 공고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승 한림공고 교장이 학교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랜 역사가 있는 학교가 변신을 추진하는 이유는 제주에 우주 관련 인프라들이 속속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국가위성운영센터를 비롯해 최근 준공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컨텍 등의 산업체가 있다. 특히 우주산업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과 노동 집약적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른바 ‘테크니션’이라고 불리는 제조인력이 필요하다.

한림공고는 지난해 5월 교육부로부터 항공우주 분야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돼 제주도 내 유일한 공업계고로서 산학관 협업 모델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해 왔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5년간 교육부·제주도·교육청이 총 135억원을 투입하기로 해 실탄도 확보했다.

학생들의 실습장면.(사진=한림공고)
학생들의 수업 장면.(사진=한림공고)
협약형 특성화고 전환 이후 신입생이 두 차례 입학해 정밀기계, 전기전자, 스마트 건축 등 5개 학과에 항공우주 특화 교육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항공우주와 스마트기술, 인공위성 기초를 1학년때 배운뒤 항공우주부품 금형 설계 등의 전공과정과 항공우주 전기 제어와 같은 학과 융합과정을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산학연관 협력 모델과 우주 분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림공고는 제주 우주산업 클러스터와 연계해 제주대·한라대, 교육부·제주도청이 참여하는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교내 40평 규모 클린룸, 우주 전시 공간 등을 갖춘 항공우주실습동 리모델링 공사도 내년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특히 클린룸에는 큐브위성 실습 등 미래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졸업생 4명이 한화시스템에 취업하는 등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제주도에서는 처음으로 개방형 공모를 거쳐 지난 2월 합류한 이진승 교장이 있다. 한화시스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이진승 교장은 “우주 환경 시험, 특수 용접·전기 배선 등 우주 제조 분야에서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협약 기업 확대와 계약학과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내년 3월부터 교명을 ‘한림항공우주고등학교’로 변경되면 전국적으로 학생들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주 분야 인재 배출이 본격화하면 채용 성과도 더 확대되고,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분야 전공을 살려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 국가 우주 산업에 도움이 되는 인재들을 계속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이 교장은 “미래기술인재들이 회사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며, 기업이 먼저 뽑고 싶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교육청, 지자체, 산업체 등 컨소시엄과 협력을 강화하고, 협약 기업도 확대해 미래의 직업 교육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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