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주 시대, 우리도 있다"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7:2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산 로켓 누리호가 지난달 27일 4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민간우주시대 본격화를 알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국내 기업 주도로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누리호 발사 이후 우주산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연구진들을 격려하며 ‘글로벌 5대 우주강국’ 도약과 정부의 과학기술 지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한화시스템이 제주에서 한화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열었고, 3일에는 배경훈 부총리가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공식으로 찾으면서 민간 우주시대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 우주산업클러스터의 3대 축인 대전, 경남, 전남에 이어 제주까지 가세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우주산업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제주도에서 한화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이 열렸다.(사진=한화시스템)


◇3대 우주클러스터, 우주청 본청사 건립 등 추진

현재 우주산업 클러스터는 대전(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을 비롯해 경남(위성 특화지구), 전남(발사체 특화지구)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우선 대전은 기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KAIST 등 대학, 쎄트렉아이를 비롯한 항공우주기업 입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황정아·조승래 의원 등 대전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우주항공청 연구개발본부의 대전 설치까지 논의했다. 최적의 연구개발 환경인 대전에 우주항공청 연구개발본부,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등을 설치하기 위해 우주청 연구개발본부 설치법 통과도 추진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우주항공청이 지난달 19일 임대형 민자사업(BTL)의 우수제안자 선정을 위한 기획제안 공모를 시작하며 본청사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사천지구)에 오는 2030년까지 우주청 본청사를 조기에 완공해 이전할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이번에 누리호가 발사된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민간 우주발사체 전용 발사장과 조립시험시설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컨텍의 제주도에 조성한 ‘아시아스페이스파크’.(사진=컨텍)


◇한화도 제주에 의지…위성 활용 지구 지정 여부 촉각

제주도는 내년초 추가지정을 통해 이같은 판도에서 변화를 줘서 실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그 이유는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으로 우주산업을 추진하기에 지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레이더, 공역 등 전파간섭 적고, 발사가 가능한 범위(발사방위각)도 고흥 대비 2배에 이른다. 이미 인프라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국가위성운영센터가 가동중이며, 빅데이터센터가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국내 최대 민간 우주지상국인 컨텍 우주지상국을 비롯해 한화 제주우주센터가 조성되면서 제주도에서 제작한 위성을 인근 바다의 바지선에서 쏘아올리고, 관제하고 영상을 처리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컨텍은 이달말까지 제주 한림읍에 총 2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조성하는 아시아스페이스파크(ASP)에 위성데이터 송수신용 안테나 12기를 구축해 해외 고객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재원 컨텍 부사장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제주도의 도움을 받았고, 지상국 등에 이어 아시아스페이스파크를 완공할 계획”이라며 “안테나 중에는 컨텍의 광통신지상국(OGS) 시설도 갖춰 내년 상반기부터 양자암호화통신 연구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주요 우주 관련 인프라.(자료=제주도청)
해상 발사 이미지.(자료=한화시스템)
한화도 민간 자본을 투자해 제주도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이번 센터 구축에 부지매입, 건축, 시설·설비 등을 포함해 1000억원을 투자했다.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는 “제주센터는 민간주도 우주개발 흐름 속에 구축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연구 개발 및 제조 시설”이라며 “위성 도입과 시험 등 대량 생산을 위해 100%까지 순수 민간 자본을 투자한 시설로 연간 최대 100기 이상의 인공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도 이같은 민간 기업의 움직임에 힘입어 내년초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위성정보 활용 클러스터’ 지정을 정부에 건의해 기존 삼각체제에서 변화를 주는 ‘코리아 스페이스 다이아몬드’ 체제를 제안할 계획이다. 클러스터가 지정되면 제주에서 만든 위성을 제주에서 발사하고, 제주에서 관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현재 연구 용역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년초 정부에 클러스터 추가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위성 제조부터 운영, 데이터 활용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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