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전문가들 “연말까지 조정···연초 하락세 반전 기대”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07일, 오후 07:1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비트코인이 9만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는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비트코인 현물 ETF 매도 압력 완화 등이 맞물리면 내년 초에는 하락세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5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09% 내린 8만9534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0.09%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7일 기록한 최고가(12만4752달러)와 비교하면 약 28% 떨어진 가격으로, 향후 반등 여부가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中 압박·이익 실현 등 원인 작용

국내 가상자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큰손들이 차익실현을 하면서 시장에 많은 물량이 풀렸고, 가상자산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테이블코인으로 주도했던 자금에서 순유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 상장된 11개의 비트코인 ETF에서 최소 37억 9000만 달러(5조5921억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해 지난 2월 기록한 이전 최고 유출액(35억 6000만 달러)을 넘었다.

거시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 12월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등 거시 환경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며 “가상자산 내부 요인으로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스테이블코인을 불법이라고 다시 확인한 점, 스트라태지의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 언급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으며, 지난 10월 10일 급락 이후 투자 심리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연구원도 “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졌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유동성 축소 압력이 나타나 최근 가상자산 흐름이 약세를 보였다”며 “거시 경제의 영향으로 인한 기관 투자자의 위험 자산 포지션 축소 영향도 있겠지만, 연말을 맞아 이익 실현을 위한 단기 포트폴리오 조정의 영향으로 비트코인 ETF에서 순유출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코인런’은 큰손도 부담…FOMC 결과 변수로

이같은 가상자산 약세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에 금리를 인하 여부를 발표할지가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정석문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12월 FOMC 결과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의 가이던스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은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이 점점 회복의 모습을 보인다”며 “유동성 회복,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열기 지속에다가 위험자산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가상자산 시장이 모멘텀이 다시 만들어지는 출발선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가상자산이 현상황에서 다시 큰폭으로 하락하는 부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이클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현 시점보다 하락하더라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복구가 될 것이라고 보이며, 저가 매수를 위해서 가격을 조금 떨어뜨리는 부분들은 유용하겠지만, 심리가 완전 무너져 버리면 시장을 다시 회복세로 전환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에 코인런까지 가는 것은 ‘큰손’들도 부담일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익실현을 위한 조정과 물량 해소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연초에는 전환도 기대할 수 있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중국에서도 민간 차원에서 많은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이 이뤄지고 있고, 스테이블코인은 원래 CBDC 위주의 정책 방향을 재확인한 정도이기 때문에 글로벌 가상자산에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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