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 AI 인프라 센터 내 AI 인프라 랩스. 사진=KT클라우드
2030년 총 500mW 확보…D2C 수랭식 최초 상용화
KT클라우드는 이날 발표에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IT 용량을 320메가와트(mW) 더 증설, 총 500mW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추가 증설 목표가 150mW였던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상향한 것이다. 그만큼 국내외 고객의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달 개소한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초로 D2C 방식의 수랭 설계를 상용화한 점에서 주목된다. D2C는 GPU 칩 바로 위에 냉각판(Cold Plate)을 부착하고, 그 내부로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구조다. 공랭 대비 냉각 효율이 크게 높아 전력 소모를 20~30% 줄일 수 있다. 최근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수랭식 데이터센터 확보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D2C 냉각장치가 실제 구현된 모습. 사진=KT클라우드
KT클라우드는 실증센터를 통해 확보한 기술 데이터를 업계와 공유할 의지도 밝혔다. 허 본부장은 “국내에는 아직 액체 냉각 관련 기술 스펙이나 검증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KT클라우드가 먼저 검증한 데이터들을 표준 논의에 참고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AI 이노베이션 센터’, 쇼룸 넘어선 ‘리얼’ 현장
이날 공개된 AI 이노베이션 센터는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할 기술 실증 허브다. 센터는 기술 원리를 시각화한 쇼룸 ‘AI 스튜디오’와 실제 운영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AI 인프라 랩스’ 두 공간으로 구성됐다.
허 본부장은 “타사 실증은 모형(Mock-up)으로 구성을 흉내 내는 정도지만, AI 이노베이션 센터는 실제 운영되는 서버와 장비로 구축돼 현장과 100% 일치하는 환경에서 KT클라우드의 기술력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I 인프라 랩스’에 들어서자, 천장에서부터 설계된 냉각 펌프가 서버 랙 사이를 혈관처럼 파고든 구조가 눈에 띄었다. 펌프를 통해 흐르는 냉수는 서버의 뜨거운 열을 식히고 온수가 되어 외부로 빠져나가는 식이다. 특히 엔비디아 첨단 B200 GPU 기반 AI 학습 모델이 실제 동작하는 모습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B200 GPU 기반 AI 학습 모델이 실제 동작하는 모습. 사진=KT클라우드
실제 이날 시연에서는 100kW 이상의 부하에서도 냉각수 온도가 설계 기준인 33도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또한 서버 랙 사이를 이동하며 점검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로봇도 배치돼, 열화상 카메라로 과열 여부를 감지하고 소음 센서로 팬 이상 여부를 파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KT클라우드 허영만 본부장. 사진=KT클라우드
D2C 너머의 미래 기술로 꼽히는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도 공개됐다. 이는 비전도성 특수 액체가 담긴 수조에 서버를 통째로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KT클라우드는 2023년 용산 데이터센터에서 액침냉각 기술 PoC(개념검증)를 마쳤다. 그 결과, 서버 전력의 약 15%를 절감하고 전력효율지수(PUE)는 1.08~1.33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AI 스튜디오에서도 당시 실증에 사용된 액침 냉각 장비가 전시돼 있었다.
다만 액침 냉각은 아직 시장 수요가 초기 단계다. 허 본부장은 “액침 냉각은 단순 냉각 효율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등 부품 호환성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도입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KT클라우드는 이미 기술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시장이 열리면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