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발사체, 우선 달착륙 수송 집중…재사용 완성은 3년 더"

IT/과학

뉴스1,

2025년 12월 16일, 오전 07:30


재사용 로켓으로 설계 변경이 추진되는 한국 차세대 발사체가 우선 일회성(소모성) 발사로 2032년 한국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린다. 전례 없는 장거리 수송인 만큼 재사용 기술 실증보단 최대 추력을 내는 데 집중한다.

로켓 1단의 회수 및 재사용 기술은 2035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기관은 이같은 내용으로 차세대 발사체 계획을 변경한 뒤 기획재정부의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 22일 결론이 날 예정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한국 독자기술 발사체인 '누리호'의 후속기다. 당초 2022년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일회용 발사체로 기획됐으며, 약 2조 원의 개발비가 책정됐다. 2030년부터 2032년까지 총 3번 발사하며, 마지막엔 한국 달 착륙선을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주항공청이 출범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변화가 생겼다. 우주청은 재사용 로켓만이 미래 우주수송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봤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팰컨9로 글로벌 우주수송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당 발사 단가는 누리호 10분의 1 수준이다.

기술 추격에 나선 우주청은 메탄 엔진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차세대 발사체의 설계 변경을 추진했다. 이를 반영해서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도 지난달 수정했다. 예산당국의 허가만이 남았다.

새 계획에 따르면 첫 발사는 원안 대비 1년을 미룬 2031년으로 예정됐다. 재사용 기술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R&D 기간을 갖기로 했다.

2032년엔 2번의 발사를 통해 본격적인 달 착륙 미션에 돌입한다. 달 착륙 검증선을 먼저 발사하고, 이후 실제 달 착륙선을 수송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1단 로켓의 감속 착륙 및 재활용은 실증되지 않는다.

이는 감속 착륙에 필요한 연료를 남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1.8톤에 육박하는 달 착륙선이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로 가려면, 로켓 1단이 고도 100㎞까진 버텨줘야 한다. 기존 누리호가 해내지 못한 도전적 과업이다.

박순영 우주청 재사용발사체프로그램장은 "3단 발사체인 누리호의 경우 1단이 고도 40㎞ 이상을 밀어내고, 이후 2·3단이 순차적으로 연소하는 방식이다. 반면 2단으로 기획된 차세대 발사체는 1단이 상당 부분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차세대 발사체는 1단에 80t급 메탄엔진 9기, 2단에 같은 엔진 1기가 장착된다. 1단만 놓고 보면 누리호의 2.4배 추력이다. 이를 전부 써야만 달 착륙선 미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31년과 2032년 사이 1단만 구현된 시험용 모델(QM)로 '뜀뛰기(호핑) 테스트'는 해볼 예정이라고 박 프로그램장은 덧붙였다. 1단의 상승·하강을 반복하며 엔진의 재점화, 자세제어, 감속 착륙 등 핵심 기능을 검증하는 것이다.

2033년부터는 실제 비행 레벨에서 로켓 1단의 회수 및 재활용이 시도된다. 감속착륙-회수-재활용 등 기능을 단계적으로 실증한다.

박 프로그램장은 "2033년에는 1단 추진제 약 15%를 남기고 감속 착륙 및 자세제어가 가능한지 실증한다. 2034년엔 해상 바지선으로 1단 회수에 도전한다"며 "2035년엔 2번 이상의 발사를 통해 1단의 회수 및 재투입을 모두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청은 새로운 위성 발사 임무를 수주해 테스트 비용을 일정 부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2032년 달 착륙선 미션이 성공적이라면, 일감 수주에 필요한 이력(헤리티지)도 충분할 거라고 우주청은 기대하고 있다.

개발 주관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지상 엔진 연소시험 설비를 개조해야 하는 등 숙제도남았다. 해상 바지선 회수에 필요한 기반기술 탐색 연구도 내년부터 이뤄져야 한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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