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치 대화면에서 유튜브 보며 채팅하고 메모…‘갤럭시 Z 트라이폴드’[잇:써봐]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21일, 오전 08:18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접으면 둔탁한 폰이지만, 펼치면 영락없는 태블릿이다. 묵직한 그립감에 고개를 갸웃하다가도, 10인치 대화면이 주는 시각적 해방감을 맛보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번 더 접었을 뿐인데 웹서핑과 영상 시청의 질이 확연히 달라졌다.

359만 원이라는 압도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온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 단순한 기술 과시용인지, 아니면 주머니 속의 실질적인 워크스테이션이 될 수 있을지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봤다.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체험해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권하영 기자
◇두 번 접어도 용인되는 무게…그립감은 묵직한 편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펼치면 253mm(10형)의 대화면, 접으면 갤럭시 Z폴드7과 동일한 164.8mm(6.5형) 화면이 된다. 두께는 접었을 때 12.9mm, 펼쳤을 때 가장 얇은 쪽 두께가 3.9mm다. 무게는 큼 Z폴드(215g)보다 100g 가까이 더 무거운 309g이다.

실제로 손으로 잡아본 느낌은 의외로 “나쁘지 않다”였다. 세 겹의 디스플레이가 겹쳐진 만큼 묵직한 느낌은 분명하지만, 펼쳤을 때 10인치 태블릿으로 변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완전히 펼쳤을 때의 슬림함은 기기 전체의 무게감을 시각적으로 잊게 만든다. 힌지의 구동감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처럼 다소 뻑뻑한 편이지만, 안정감 측면에서는 오히려 신뢰를 준다.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체험해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권하영 기자
완전히 접은 상태에서의 휴대성은 아쉽다.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두툼하고 묵직해 길을 걸으며 한 손으로 조작하거나 가벼운 주머니에 넣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감을 뽐낸다. 매장의 밝은 조명 아래서 본 화면 주름 역시 피할 수 없는 요소였다. 두 줄로 늘어난 주름이 시야에 걸리는 점은 예민한 사용자라면 신경 쓰일 대목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접는 규칙’이다. 이 기기는 왼쪽 화면을 먼저 닫고 오른쪽을 닫아야 하는 정해진 순서가 있다. 반대로 오른쪽부터 닫으려 하면 즉시 진동과 함께 “접은 화면을 열고 다른 쪽부터 접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뜬다. 90도 정도로 접었을 때는 각도가 유지되지 않고 스르륵 펼쳐진다. 구부린 각도를 유지하는 ‘프리스탑’ 기능은 한 번 접는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보다 약하다는 인상이었다.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체험해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권하영 기자
◇‘4:3 황금비율’이 주는 쾌적함…멀티태스킹의 정점

트라이폴드의 진짜 가치는 화면 비율에서 드러난다. 펼쳤을 때 가로가 긴 4:3 비율로, 이는 세로가 길어 콘텐츠 시청 시 여백이 많았던 기존 Z 폴드 시리즈의 단점을 완벽히 상쇄한다. 이로 인해 영상 시청은 물론 웹서핑과 게임에서도 훨씬 안정적인 시야를 제공한다. 틱톡이나 쇼츠처럼 기존 모바일 화면에 적합한 숏폼 콘텐츠를 볼 때는, 기기를 세로로 돌리기만 하면 화면 전체를 꽉 채우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멀티태스킹 경험도 상상 이상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화면 아래에서 위로 가볍게 스와이프하자, 숨어있던 태스크바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메모장과 카카오톡 앱을 각각 원하는 위치로 끌어올리니 즉시 화면이 3등분으로 재배치됐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무언가를 기록하거나, 누군가와 영상을 함께 보며 채팅하고 싶을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처럼 멀티태스킹으로 사용한 앱들은 하단 태스크바에 폴더로 생성돼, 언제든지 내가 즐겨쓰는 멀티태스킹 조합을 터치 한 번으로 불러올 수 있다.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체험해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권하영 기자
◇쉽지 않은 가격 ‘359만 원’…‘태블릿’이냐 ‘휴대폰’이냐

스펙은 최고 사양이다.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와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 5600밀리암페어(mAh) 배터리를 갖춰 대화면 구동을 뒷받침한다. 다만 고성능 작업 시의 발열이나 장시간 사용 시의 배터리 효율은 향후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가장 큰 문턱은 역시 가격이다. 출고가 359만 400원. “대국적인 결단으로 가격을 낮췄다”는 삼성 측의 설명처럼 당초 예상(400만 원대)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에게는 높은 장벽이다.

결국 이 기기는 ‘접어서 휴대하는 태블릿’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을 넘어선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선제적으로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트라이폴드는 단순한 ‘신기한 폰’ 이상의 실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스토어 홍대 매장에서 체험해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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