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도 미소정보기술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새미 기자)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의료 데이터는 단순한 IT 기술만으로는 다룰 수 없다. 의료진이 이해하는 언어와 인공지능(AI)이 작동하는 언어를 서로 연결해야 한다. 미소정보기술은 그 두 세계를 연결해서 다룰 수 있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다."
남상도 미소정보기술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미소정보기술 기술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남 대표는 미소정보기술의 창립 멤버로 20여 년간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데이터 플랫폼 사업화를 이끌온 주역이다. 지난 7월 신임 대표로 올라섰다.
미소정보기술은 멀티모달 데이터 플랫폼 '스마트빅'(smartBIG)에 이어 최근 AI 에이전트 관리 솔루션 '액티파이 에이전틱'을 출시한 업체이다. 미소정보기술은 전자의무기록(EHR), 개인건강기록(PHR)뿐 아니라 웨어러블·검진·유전체·생체신호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 데이터 처리 능력과 이를 정교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에이전틱(Agentic)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전틱 AI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를 뜻하는 것으로, 최근 AI 산업 전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진 출신 인재 포진…의료 전문성 기반 AI 기술력이 강점
미소정보기술의 임직원 중에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출신이 포진해 있다. 남 대표는 "의료진 영입을 적극적으로 한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미소정보기술의 헬스케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이들이 직접 데이터 모델링, 업무 설계, AI 라벨링 단계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진의 전문성이 없다면 EHR 등 비정형 의료데이터를 다루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현장을 잘 이해하는 의료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얹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 데이터를 빠르게 잘 다룰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헬스케어 데이터 사업을 개척할 때 힘들었던 부분이 의료진과 대화였다"며 "IT 용어도 복잡하지만 의료 용어도 난해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외국어를 하는 느낌이었다. 의료 용어를 우리 언어로 정확히 의도를 파악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감이 컸다"고 회상했다.
미소정보기술은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삼성전자(005930)·강북삼성병원 등과 150만명 규모의 페놈데이터(Phenom Data) 기반 주요 만성질환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대사성 간질환·고혈압·당뇨병 등 질환의 조기 진단·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페놈데이터란 사용자 개인 정보와 활동 데이터를 수집한 생리적·생물학적 특성 데이터이다. 유전자뿐 아니라 환경,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해 나타나는 복합적인 정보를 통합해 보다 정확하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페놈데이터는 기존의 유전자나 검사데이터(EHR)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일상 속 건강 패턴’을 정량화하는 데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수면·활동량·심박 변화·식습관·스트레스 지수 등 실시간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병원 내 임상 데이터와 결합하면 질환 위험도를 개인 맞춤형으로 계산할 수 있다. 미소정보기술은 이처럼 분산된 PHR·EHR 데이터를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반으로 결합해 연구 성과나 분석 결과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쟁쟁한 글로벌 경쟁사 못지않은 스마트빅의 강점은?
현재 글로벌 멀티모달 플랫폼 시장에서는 오픈AI(OpenAI), 팔란티어(Palantir),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등 빅 플레이어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소정보기술의 스마트빅이 갖는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남 대표는 "미소정보기술은 데이터 수집→품질 관리(MDQ)→AI 기반 운영 자동화(AIOps)와 온톨로지(Ontology)→검색증강생성(RAG)→에이전트(Agent)까지 전 단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하고 있다"며 "모 경쟁사는 데이터 수집 기능이나 품질 관리 기능이 없지만 우리는 데이터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데이터 품질도 디테일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MDQ로 데이터 품질·결측·중복·오류를 실시간 측정하고,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자동 진단해 고객 스스로 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데이터를 ‘잘 쓸 수 있는 환경’뿐 아니라 ‘데이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미소정보기술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남 대표는 "유럽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해외 바이오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중앙아시아는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창립 20주년 맞는 미소정보기술, 내년 코스닥 일반 상장 목표
미소정보기술은 2006년 설립된 기업으로,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한다. 최근 미소정보기술은 상장 주관사를 NH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지난 7월 남 전 COO를 신임 대표로 승진시키는 등 IPO 속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창업자인 안동욱 전 대표는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해 회사의 방향성과 주요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미소정보기술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술특례 상장이 아닌 일반 상장 트랙을 노리고 있다. 어느 정도 실적에 대한 자신감에 기반을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남 대표는 올해 매출, 영업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보다는 조금 성장했다"고 귀띔했다.
남 대표는 "일반 상장으로 가는 편이 투자자들한테도 이득일 것으로 본다"며 "과도한 기대만 안기는 것보단 적정한 밸류를 받고 상장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혜택을 주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