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김 교수가 말한 ‘1000명’은 구호가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그는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이것도 적다”면서도 “한국이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세워야 할 목표”라고 했다. 특히 우수 인재가 의대로 몰리는 흐름을 짚으며 “이공계에 와도 의사보다 잘 살 수 있다는 걸 사회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의 한 축으로는 ‘보상과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같은 회사들이 성공해 조 단위 부자가 나오는 걸 만들어줘야 한다”는 발언은, 인재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할 이유를 시장이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기업을 향해서도 “스톡옵션을 더 과감하게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졸업생들이 엔비디아에 간 뒤 4년 지나 집을 사더라. 스톡옵션이 강력한 유인”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김 교수는 ‘일하는 방식’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반도체·AI처럼 글로벌 경쟁이 붙는 기술 인력은 “삼성은 70세까지 근무하게 해라”는 식으로 숙련 기술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승진 중심·조기 은퇴 중심 관행을 유지하면 기술이 축적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술자(반도체·AI)는 계약직이든 어떤 형태든 오래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김 교수 본인도 ‘현장형’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대전에 집을 두고 오가며 오전 7시에 연구실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일한다. 그는 “학생들을 통해 공부한다.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서울과 대전에 집을 두고 오가는 김정호 교수는 오전 7시에 연구실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일한다. 그는 “학생들을 통해 공부한다.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서울과 대전에 집을 두고 오가는 김정호 교수는 오전 7시에 연구실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일한다. 그는 “학생들을 통해 공부한다.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구체적 모델로는 삼성과 함께 만든 KAIST ‘시스템 아키텍트 대학원’을 들었다. 삼성 재직자(반도체 설계 중심)가 2년간 학교로 파견돼 AI, 알고리즘, 컴퓨터 아키텍처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회사에서 3~5년 일한 사람이 2년간 완전히 몰입해 배우면 너무 잘한다”며 “이런 인재를 삼성과 ‘천 명’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는 “1년에 10명씩, 5년간 50명”을 목표로 하지만 “수요가 많으면 늘리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LG의 사내 AI대학원도 같은 흐름으로 평가하면서, 다만 “회사 다니면서 AI 공부를 하면 집중하기 어렵다”며 일정 기간 파견을 통한 ‘몰입형’ 학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삼성 과정은 “회사 일을 안 하고 2년간 학교에서 공부하고 월급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제자들과 토론하고 있다.
김 교수가 그리는 인재상은 ‘한 우물’만 파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는 “기둥이 열 개는 돼야 고층 건물이 된다”며 반도체 물리·수학·AI·소프트웨어·컴퓨터 아키텍처 등 다양한 요소를 ‘엮어’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연봉 10만 달러 수준과 영주권(취업비자)까지 포함해 학생들을 데려가려 한다”고도 언급하며 인재 확보 경쟁이 이미 전쟁 국면에 들어섰다고 봤다.
그의 결론은 단순했다. “매년 AI 석·박사 1000명. 이 숫자를 현실로 만드는 나라가 AI 시대 산업을 지킨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김정호(Joungho Kim) 교수는 HBM과 3D 집적·패키징, 신호·전원 무결성(SI/PI) 등 반도체 시스템 설계 분야를 연구한다. ‘HBM의 아버지’로 불린다.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석사 △미국 미시간대 전기공학 박사 △미국 피코메트릭스(Picometrix) 연구 엔지니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 설계팀 수석연구원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현) △미국 실리콘 이미지(현 애널로그 디바이스) 연구 엔지니어 △IEEE 펠로우 △KAIST ICT 석좌교수 △KAIST AI대학원 겸임교수△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GSI) 소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