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번 추가 고소의 핵심은 쿠팡 경영진의 공식 발표가 ‘허위 사실’에 기반하여 피해자들의 대응을 무력화했는지 여부다.
앞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지난 12월 29일 사과문을 통해 “정부와 협력해 유출 정보 100%를 회수 완료했으며, 유출자는 3000건만 저장했다”고 밝혔다. 해롤드 로저스 대표 역시 국회 청문회에서 이와 동일한 취지로 증언하며, 모든 과정이 정부 기관의 지시와 허가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지향은 유출범이 쿠팡 측에 보낸 협박 메일의 내용을 증거로 경영진의 발표와 판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유출범들은 △3300만 계정 이메일 △1억 2000만 개의 배송지 △5억 6,000만 개의 주문정보를 탈취했다고 주장했으며, 상세한 데이터 분석 내용까지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쿠팡이 주장한 ‘3000건의 제한적 유출’이 사건의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부기관 일제히 반박… “쿠팡 주장 사실무근”
쿠팡 측이 내세운 ‘정부 협력설’도 정부 부처의 공식 부인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국가정보원은 “쿠팡의 자체 조사에 개입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일제히 선을 그었다.
특히 지향은 국정원이 “쿠팡이 정부와 접촉하기 전부터 독자적으로 피의자와 접촉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히며, 로저스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할 것을 요청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쿠팡이 검증되지 않은 용의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정부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식의 책임 전가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악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지향은 이번 고소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라는 법리를 적용했다. 대규모 정보 유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보안 설정을 강화하는 행위는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필수적인 ‘보안 업무’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지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정확하게 하도록 시정조치를 취해달라고도 정부에 요청했다.
고소 대리인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쿠팡 경영진의 허위 발표는 3370만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대신, 보안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시킨 기만행위이자 중대한 범죄”라며 “사건 은폐 및 축소 모의 정황 규명을 위해 피고소인들 사이에 오간 전자우편, 메신저 등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해 달라고”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법인 지향은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지명된 류신환 위원이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로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