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지하철 LTE ‘미운오리’…수인분당선·1호선 품질 미흡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05일, 오후 07:14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을 쓰는 이용자들의 체감 속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5G 전환 과도기에서 통신사들이 5G 비단독모드(NSA)로 LTE망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통신 3사에 5G 단독모드(SA) 전환을 주문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빠른 인터넷을 원하는 LTE 이용자라면 요금 차이가 크지 않은 5G 요금제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5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구간의 LTE 품질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지하철에서 통신이 불편한 상황을 묘사한 AI 생성이미지(사진=나노바나나)
◇수인분당선·1호선은 ‘끊김 지옥’… KT·SKT 품질 미흡 속출

정부 평가 결과, 지하철 구간 중 품질 미흡이 가장 심각한 곳은 수인분당선과 1호선이다. 통신사별 다운로드 전송속도가 기준(6Mbps) 미만인 비율이 10%를 넘으면 ‘품질 미흡’으로 분류되는데, 일부 구간은 이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가장 심각한 곳은 KT의 수인분당선 인천 구간이다. 호구포↔남동인더스파크 구간의 품질 미흡 비율은 무려 55.56%에 달했다. 두 번 중 한 번은 정상적인 데이터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인천논현↔호구포(40.0%), 달월↔월곶(26.09%) 등 수인분당선 곳곳에서 ‘통신 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SK텔레콤(017670)은 1호선에서 체면을 구겼다. 온수↔오류동(20.0%), 개봉↔구일(15.22%), 노량진↔용산(13.3%) 등 주요 환승 및 거점 구간에서 품질 미흡 판정을 받았다. LG유플러스(032640)(LGU+) 역시 1호선 가산디지털↔독산(21.74%)과 수인분당선 선릉↔한티(17.95%) 구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절대적인 속도 면에서도 낮은 수치가 이어졌다. SKT는 이용객이 가장 많은 2호선에서 평균 다운로드 44.15Mbps라는 낮은 성적표를 받았고, KT와 LGU+는 1호선 구로-신창 구간에서 각각 43.88Mbps, 65.77Mbps를 기록했다.

지하철 내 LTE 다운로드 속도는 작년 평균 262.2Mbps에서 올해는 123.16Mbps로 하락했다. 올해부터 5G와 LTE를 동시 측정하는 것을 감안해도 속도가 급감한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통신사 수도권 지하철 내 LTE 품질 미흡 구간(자료=과기정통부)
◇통신사 NSA 방식에 LTE 속도 저하...“5G 저가요금제도 대안”

LTE 속도 저하의 배경에는 통신사들이 5G 비단독모드(NSA)로 LTE망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가 있다. 여기에 LTE에 쓰이던 주파수 일부가 5G로 재배치되면서 LTE 가용 자원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줬다.

문제는 LTE 이용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LTE는 전체 이용자의 33.4%인 1928만명이 사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5G 단독모드(SA) 전환이 지체되면서 LTE 이용자들은 같은 요금제를 쓰더라도 체감 품질이 떨어지는 상황을 겪고 있다.

영향은 LTE 이용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5G 요금제 이용자도 약정 데이터를 소진하면 LTE(무제한) 구간으로 전환되는데, NSA 환경에서는 이 구간에서도 속도 저하를 체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LTE 이용자뿐 아니라 5G 이용자까지 품질 저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가 통신사에 SA 전환을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A는 5G가 LTE와 분리된 독립망을 쓰는 방식으로, 5G 트래픽이 LTE 자원을 잠식하지 않도록 해 LTE와 5G 모두의 여유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주파수 재할당 정책을 발표하며 통신 3사에 5G SA 구축 의무를 조건으로 요구했다. 다만 SA 전환에는 추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에 체감 개선이 나타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안정적인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LTE 개선을 기다리거나 5G로 이동하는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 알뜰폰만큼 저렴하진 않지만 월 30GB 수준을 기준으로 SKT ‘청년 다이렉트42’(3만6000원), KT ‘요고34_Y덤’(3만4000원), LG유플러스 ‘너겟 36+유쓰 너겟 데이터’(3만6000원) 등 비교적 낮은 가격대 5G 요금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통신 취약지 위주로 점검을 하다 보니 수치가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통신사들의 SA 전환이 본격화되면 LTE 속도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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