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고객 이탈 중인데… KT 사외이사들, CES 출장 논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7: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가 해킹 사태 여파로 고객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위기 국면 외유’ 논란이 불거졌다.

KT새노조는 8일 논평을 내고 “해킹 은폐 사태로 해지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누적 10만명의 고객이 이탈했고 현장은 초비상”이라며 “그 최종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라스베이거스로 무더기 해외 출장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인 점을 들어 “조승아 이사의 자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엉망으로 만들어 소송으로 이어졌고, 내부에선 경영 공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사회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해외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CES 참관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노조는 “KT의 미래 먹거리를 배우는 장으로 CES 참관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경영 위기의 한복판”이라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사외이사들의 출장이라는 점까지 겹쳐 내부 시선이 고울 리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1노조가 이사회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대목도 문제 삼았다. 현장 목소리를 전해야 할 노조가 “신임 대표 선임을 엉망으로 만든 이사회와 라스베이거스 동행”을 했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사상 초유의 위기인 KT의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KT가 해킹에 따른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해 위약금 면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지난 6일 기준 가입자 이탈 규모가 8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제기된 KT의 증거 은폐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해킹과 무단 소액결제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모두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사태의 엄중함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사회 경영’을 내세워 온 사외이사들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CES 출장을 강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최양희 이사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위약금을 부담하면서까지 CES 출장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다른 사외이사들이 아무 일 없었던 듯 출장을 간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KT 회사 측은 “금번 CES 출장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정된 공식 일정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시장 트렌드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사외이사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이를 중장기 경영 판단에 활용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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