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듀켐바이오 부회장 “2026년 국내 유일 치매진단제 매출 두 배 증가 전망”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09일, 오후 01:28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의 야간진단, 주말진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전립선암 진단제의 야간 및 주말 공급 요청이 늘어나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방사성의약품(RPT) 기업 듀켐바이오(176750)의 실적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듀켐바이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종우 듀켐바이오 부회장은 “지난 9월1일 의정 사태가 종료된 뒤 9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95.8% 증가했다”며 “전공의 복귀와 함께 억눌렸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수요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구 듀켐바이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종우 부회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주말도 밤도 PET-CT는 돌아간다



지난 2024년 12월 초 한국에자이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국내 출시되면서 지난 1년간 국내 시장은 듀켐바이오를 주목해왔다. 듀켐바이오가 레켐비 처방을 위한 선결요건인 PET-CT 진단제 뉴라체크와 비자밀을 국내 생산·유통하는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허가를 받은 다양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방법이 있지만 레켐비 처방을 받으려면 PET-CT를 촬영하거나 뇌척수액 진단(CSF)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확진받아야 한다. CSF는 뇌척수액을 추출해 진단하는 것인 만큼 PET-CT에 비해 통증이 있다. 그외 다른 진단방법은 고비용의 PET-CT 촬영 여부를 결정하기 전 보조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

하지만 바이오시장의 예상처럼 바로 듀켐바이오의 매출이 반등하지는 않았다. 2024년 초부터 불거진 의정 사태 때문이었다. 듀켐바이오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평균 매출 증가율이 40%에 불과했다. 김 부회장은 “생각보다 저조한 주문에 상반기에는 다소 실망하기도 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9월 들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요즘에는 PET-CT 수요의 증가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일반건강검진센터, 개인병원에서도 PET-CT 진단제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몇몇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려면 2개월, PET-CT를 찍으려면 4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탈환자들이 치매 전문의 개인병원으로 가게 되면서 개인병원에서도 PET-CT 촬영을 위해 장비와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처럼 뉴라체크, 비자밀의 매출 증가는 향후 듀켐바이오의 실적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듀켐바이오의 매출은 356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뉴라체크, 비자밀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인 51억원 수준이었다. 2025년 뉴라체크, 비자밀의 매출은 전년보다 47% 상승한 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보험급여가 되지 않았을 때 2026년 치매진단제 매출은 약 14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해 쓰이는 '비자밀'(윗쪽 컬러 사진)과 '뉴라체크'(아랫쪽 흑백 사진) PET-CT 영상 비교 (자료=듀켐바이오)




◇출격대기 ‘키순라’·신약 임상도 모멘텀

추가 모멘텀도 있다. 현재 3상 가교임상을 진행 중인 한국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다. 키순라는 미국, 일본, 영국,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1~2년 내 시판이 개시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키순라 처방시에는 레켐비보다 PET-CT 촬영 빈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키순라 출시가 듀켐바이오에는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는 “레켐비는 최초 대상환자 선정을 위한 PET-CT 촬영이 1회 진행되고 이후 확진환자에게 18개월 동안 레켐비가 처방된다”며 “치료 도중이나 치료 후 추가 촬영을 통한 병증 개선 확인은 담당의사의 개별 임상 판단으로 이뤄지므로 레켐비 투약 환자들은 1~2회 PET-CT 촬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키순라는 최초 대상환자를 선정할 때뿐만 아니라 치료 중간에도 PET-CT 검사를 진행해 베타 아밀로이드 감소 여부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치료 지속 및 중단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3~4회의 PET-CT 촬영이 필요한 셈”이라고 언급했다. 키순라 처방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환자의 편의는 높이고 치료비용은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부수적으로 진단제 사용횟수는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빅파마를 포함한 신약개발사들이 아시아 권역 임상 사이트로 한국을 선호하는 것도 듀켐바이오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임상 후기 단계에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 상당수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감소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임상 대상 환자를 선별하고 신약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PET-CT 촬영이라서다.

김 부회장은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임상시험에 듀켐바이오의 치매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사용되면 치료제 허가 및 상용화 시점에 치료제 처방 및 치료 효과 확인을 위한 동반진단제로 시장에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임상 중인 알츠하이머 신약 대부분이 현재 뉴라체크나 비자밀을 환자 선별 도구로 쓰고 있다. 이처럼 임상 과정에서도 매출이 계속 나올 뿐더러 향후 이중 허가신약이 나온다면 표준진단제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뉴라체크·비자밀 가능성 본 선구안



김 부회장은 삼진제약(005500)의 자회사인 일진제약 대표를 지내다 우연한 기회에 제너럴일렉트릭(GE) 헬스케어로부터 PET-CT 판매 제안을 받아 진단용 방사성의약품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는 곧 듀켐바이오 설립까지 이어졌다.

이후 김 부회장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제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전체 치매 환자의 60~70%를 차지하는데, 당시에도 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치료제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정확한 진단방법도 없는 상황에서는 치료제 개발조차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극복의 첫 시작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바이엘쉐링코리아 대표의 말이 인상깊었고 이에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듀켐바이오가 독점 공급계약을 따낸 GE헬스케어의 비자밀과 바이엘의 뉴라체크는 다양한 글로벌 치매 신약 임상시험에서 환자 선정 및 치료 효과 판단에 사용되고 있다. 이 두 제품의 진단용 동위원소인 F-18은 반감기가 110분으로 제조 후 2시간이면 약효가 절반으로 감소한다. 이 때문에 비자밀, 뉴라체크 공급을 위한 계약 과정에서 듀켐바이오가 가진 전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산시설과 물류 시스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2년 설립된 듀켐바이오는 2021년 지오영의 계열사이자 듀켐바이오와 점유율 1·2위를 다투던 케어캠프의 방사성의약품 사업부문과 합병되면서 더 촘촘한 물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김 대표는 “수년간 물류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오면서 지금은 새벽 제조 후 오전 진료 시간에 맞춰 배송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향후 비자밀, 뉴라체크의 지위를 위협하는 진단신약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진단신약 등장이 당장의 위협요인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우리가 뉴라체크, 비자밀 두 가지 진단제를 제조하고 있는데 병원이 뉴라체크를 쓰다가 비자밀로 바꾸는 경우, 비자밀을 쓰다가 뉴라체크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제품마다 이미지 차이가 작지만 분명히 존재하므로 갑자기 다른 진단제로 바꿀 경우 기존 환자의 이미지는 더 이상 환자 상태를 비교하는 용도로 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진단 효과가 아주 뛰어난 신약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미 구축된 시장에 후발주자가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인지 제가 아는 한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시험 중인 사례도 없다”고 부연했다.

현재 듀켐바이오의 생산능력(CAPA)은 연간 치매진단시약을 9만 도즈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듀켐바이오는 증설을 통해 CAPA를 2028년까지 12만 도즈 더 늘려 21만 도즈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치매진단시약을 9만 도즈 생산했을 때의 매출은 360억원, 21만 도즈로 늘렸을 때의 최대 매출은 840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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