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블랙홀의 모식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이 참여한 글로벌 전파망원경 관측 연구를 통해 이중 초대질량 블랙홀 후보인 'OJ287' 천체의 '제트 현상'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블랙홀은 보통 물질을 빨아들이지만, 잘게 부서진 물질들이 광속에 가깝게 방출되는 제트 현상도 확인된다. 정확한 원리는 오랜 기간 천문학의 난제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공동 연구진이 OJ287 천체의 제트 내부에서 전파되는 충격파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천문연 연구진도 참여하고 있다.
사건지평선망원경이란 전 세계에 흩어진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협력 프로젝트다. 여기서 사건의 지평선이란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빛이나 물질이 다시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가상의 경계면을 말한다.
연구 대상인 OJ287은 이중 초대질량블랙홀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블랙홀과 블랙홀이 서로의 중력에 묶여 돌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후보군 중에선 가장 잘 연구된 편이다.
OJ287은 약 100년 이상의 기간 약 12년의 주기를 갖고 밝기가 변화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블랙홀이 더 큰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면서 블랙홀의 강착 원반과 주기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관측한 OJ287의 모습.(천문연 제공)
이번에는 5일 간격으로 두 번을 관측, OJ287의 제트 구조와 편광각(빛의 진동 방향)이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제트 플라스마와 주변 매질 사이의 속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성이 제트 내부 충격파와 상호작용하며 발생한 결과다.
연구를 주도한 호세 루이스 고메즈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 연구소 박사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직접 관측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반대 방향의 편광각 회전은 전파되는 충격파와 불안정성이 상호작용한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의 제2 저자인 조일제 천문연 박사는 "우리는 개별 충격파 성분을 공간적으로 분해해 불안정성 파동과의 상호 작용을 지켜보고 있다"며 "단 5일만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 만큼, 앞으로의 연속적인 관측으로 나선형 자기장과 제트 불안정성 패턴의 3차원 구조를 모두 지도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3차원 지도는 제트가 만들어지는 과정, 입자들이 블랙홀 근처에서 어떻게 가속되는 지를 보여주는 전례 없는 관측적 증거가 될 것이라고 조일제 박사는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저널에 8일 자로 게재됐다.
한편 EHT는 M87 은하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의 영상을 사상 최초로 포착한 망원경이다. EHT를 통해 OJ287의 블랙홀 영상을 직접 관측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블랙홀에서 제트가 방출되는 최근접 지역을 영상화할 수 있다.
legomast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