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정상화 기대 1년, 돌아온 건 유증…아미코젠 주주 "이제 숫자 보여달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0일, 오후 05:13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제는 희망이 아니라 숫자를 보여달라."

한 주주는 9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아미코젠(092040) 주주간담회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박철(표쩌) 아미코젠 대표이사(왼쪽)와 김준호 아미코젠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이 9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주주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새미 기자)


이날 아미코젠 주주간담회에는 40여 명의 주주가 참석했으며, 박철(표쩌) 대표와 김준호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사업본부 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 진입했던 소액주주연대 대표인 소지성 경영총괄 부사장은 다른 업무상 일정이 있어 불참했다.



◇"이번 유증이 마지막?"…추가 자금 조달 우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9일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배경과 회사 현황에 대해 발표한 뒤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주주들의 질문은 대부분 "이번 유증이 마지막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한 주주는 "이번에 유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매년 산업은행에 대한 상환 부담이 계속 되는 구조"라며 "또 다시 자금 조달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따졌다.

이에 김 부사장은 "유증 규모와 영업 성과에 따라 재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단정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유증 청약율 50%로 증자대금이 150억원만 유입되더라도 2026년 한 해를 버틸 여력은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은 '기습 유증'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한 주주는 "왜 지금 또 유증을 해야 하나"라며 "사전에 주주배정 유증이나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은 검토할 수 없었나"라고 물었다. 그는 주가 하락 국면에서 일반 공모 유증을 선택한 것에 대해 "기존 주주가 가장 큰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번 유증에 할인율 30%을 적용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일반적으로 30% 할인 일반공모는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코스닥 중소형사들이 택해온 방식이다. 한 주주는 "할인율 30%라는 것은 유증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 부족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부사장은 "거래소 규정과 과거 일반 공모 사례를 참고해 산정한 것"이라며 "주주배정 유증은 최대주주 참여 확약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가장 빠르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배지·레진 성과 미미…"매출 본격화는 시간 문제"

아미코젠이 자금 조달에 기대지 않으려면 신사업인 배지·레진 사업 매출이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배지·레진 매출이 발생했지만 각각 4억원, 3억원으로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주 계약 성과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됐던 인도 업체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사업 부문 책임자인 김상준 상무는 "해당 업체의 임원단이 두 차례 방문했고, 초도 물량에 관해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초도 물량은 40톤 정도"라고 귀띔했다.

주주들이 기대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등 국내 대기업 수주 성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배지·레진은 의약품 핵심 공정 소재인 만큼 밸리데이션과 품질 검증에만 2~3년이 소요돼 단기간 매출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현재 약 40여 곳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밸리데이션 데이터 제출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공급해도 좋다는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사업 특성상 초기 진입까지 시간이 걸릴 뿐, 한 번 채택되면 거래 규모가 유지되거나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배지와 레진은 공정에 들어가면 다시 바꾸기 어렵고, 한 번 올라간 매출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지금은 밸리데이션과 품질 검증 단계라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이 과정을 통과하면 이후에는 반복 매출로 이어지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증이 마무리되면 협상이 중단됐던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논의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권 안정화와 사업 정상화를 동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영 정상화 기대 컸던 한 해…신뢰 회복 요구

이날 간담회에서 주주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한 것은 결국 ‘신뢰 회복’이었다. 한 주주는 “회사는 수년간 유상증자와 구조조정을 반복하며 주주들의 인내만 요구해왔다”며 “이번에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올해는 주주들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시기였다. 아미코젠은 지난해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창업주 신용철 회장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며 전환점을 맞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10개월 만에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주들이 품었던 변화에 대한 기대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주주간담회는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된 뒤 종료됐다. 날선 질문도 쏟아졌지만 회사 측이 장시간 설명과 답변을 이어가며 비교적 큰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김 부사장은 "올해는 신사업 성과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미코젠의 최대주주는 83명의 소액주주로 구성된 마가파트너스투자조합으로 275만4541주(지분율 4.94%)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323만9933주(지분율 5.81%)를 쥐고 있다. 신 전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엑시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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