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전 세계 스타트업이 쓴 5대 혁신 트렌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0일, 오전 09:19

[최은수 CES 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리포트] 라스베이거스의 ‘유레카 파크(Eureka Park)’는 매년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선보이는 기술의 용광로다.

CES 2026의 유레카 파크를 가득 채운 스타트업들의 화두는 명확했다. 인공지능(AI)이 화면 속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인간의 신체와 도시의 인프라, 그리고 지구 환경을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Physical) AI’와 ‘에이전틱(Agentic) AI’로 진화시키는데 몰두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를 관통한 5대 핵심 혁신 트렌드를 통해 우리 눈앞에 다가온 미래를 진단해봤다.

전 세계 기업들은 피지컬 AI를 제1혁신 과제로 정해 현실세계에서 ‘행동하는 AI’를 만들어내고 있다. 혁신상을 받은 빅스올킴(왼쪽)과 하이드로 호크.
제1혁신 = 피지컬 AI 만들기

과거의 AI가 질문에 답하는 ‘비서’였다면, 올해 스타트업들이 보여준 AI는 직접 요리를 하고 사고를 방지하며 사람을 구조하는 ‘신체’를 입었다. 혁신상을 수상한 인텔리빅스의 ‘빅스올캠(VIXallcam)’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시각언어모델(VLM)을 탑재한 이 특수 AI 카메라는 악천후 속에서도 200m 밖의 상황을 단순히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생한 사건을 실시간으로 이해해 경보를 울리고 사고 보고서까지 스스로 작성한다. 만다린로보틱스의 주방 로봇이 셰프의 손맛을 재현하고, 덤덤(DummDumm)의 자율주행 드론인 하이드로 호크가 스스로 수질 샘플을 채취해 수질을 검사하는 모습은 AI가 물리적 세계와 결합해 실질적인 ‘에이전트’로 거듭났음을 증명한다.

제2혁신 = 초개인화 예방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제 단순한 수치 측정을 넘어 예측과 실시간 치료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뉴로티엑스의 ‘윌슬립’은 수면 중 뇌파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신경 자극으로 깊은 잠을 유도하며, 닥터프레소의 AI는 목소리만으로 우울증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 주치의’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며 예방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업들은 목소리만으로 우울증을 찾아내거나(닥터프레소, 왼쪽), 탄소를 포집해 공기를 정화하거나(포네이처스, 가운데), 보이스피싱을 차단해주는 방식(필상)으로 다양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제3헉신 = AI 기반의 지속가능성 찾기

기후 위기 대응 방식도 더욱 정밀해졌다. 포네이처스는 미세조류를 이용해 도심 속 탄소를 포집하는 혁신적인 공기 정화 솔루션을 선보였고, 리플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재질을 AI로 스캔해 재활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거대 담론에 그치던 환경 보호가 스타트업들의 정밀한 AI 기술을 만나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제4혁신 = 장벽 없는 기술에 도전

에이지테크(Age-Tech)와 접근성과 관련된 혁신기술의 수혜가 소외된 곳으로 향하고 있다. 최고혁신상을 거머쥔 엘비에스테크의 시각장애인용 MaaS(Mobility as a Service) 솔루션은 기술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령층의 독립적인 삶을 돕는 에이징테크와 교통 약자를 위한 보조 공학 기술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스타트업들의 따뜻한 시선을 대변한다.

제5혁신 = 온디바이스(On-Device) 보안과 투명성

AI가 일상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함에 따라,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다. 필상의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전송 없이 기기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보이스피싱을 차단해주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

AI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셀렉트스타와 같은 플랫폼의 성장은 AI가 가져올 부작용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책임감 있는 혁신’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번 CES 2026 유레카 파크의 주인공은 단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었다. 전체 최고혁신상의 상당수를 휩쓸며 ‘K-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데뷔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글로벌 시장으로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과감한 규제 혁파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스타트업들이 쏘아 올린 이 혁신의 신호탄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이사/CES 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aSSIST 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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