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약금 면제 21만명 이탈… 3사 균형 깨지고 SKT ‘쏠림’(종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1일, 오후 07:04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KT(030200)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로 촉발된 가입자 이탈이 지난해 SK텔레콤(017670) 위약금 면제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이탈 고객의 향방은 딴판이다. 특히 번호이동 고객의 상당수가 SKT로 이동하면서, 반사이익이 특정 사업자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4일 서울시내 휴대폰판매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1일간 KT를 떠난 가입자는 누적 21만6203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약 2만 명이 이탈한 셈이다. KT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마지막 주말인 지난 10일에는 KT 순이탈자가 3만 3305명을 기록했다.

SKT가 해킹 사태로 위약금 면제를 실시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속도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SKT는 작년 7월 4일 정부의 침해 결과 발표 후 10일간(7월 5~14일)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다. 당시 SKT 고객은 열흘간(휴일 이틀포함) 약 21만7542명이 이탈했다.

KT 이탈자들이 대거 SKT로 이동하는 것은 작년 해킹 사태에 SKT를 이탈했던 고객이 가족결합혜택을 위해 다시 돌아가는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SKT는 ‘가입 연수 및 멤버십 등급 원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에 작년 위약금 면제로 이탈했던 고객의 경우 이번에 SKT로 돌아가면 가입연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가족할인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SKT 해킹 사태에 피해를 봤던 고객들은 가족결합 혜택 때문에 이탈이 적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SKT는 ‘온가족할인’ 상품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SKT 총 가입 연수 합산이 40년이 넘으면 최대 50%까지 휴대폰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실제 이번 KT 위약금 면제에 11일간 이탈 고객 중 누적 64.7%가 SKT로 갔다. LGU+ 통신 3사 중 가장 공격적 마케팅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SKT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작년 SKT 사태 당시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SKT 이탈자를 골고루 나눠 가졌다. 위약금 면제 발표후인 작년 7월 5~14일까지 당시 번호이동 순증을 보면 KT가 4만3682명(43.6%), LGU+가 3만6418명(36.3%), 알뜰폰(MVNO)이 2만129명(20.1%) 순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기간을 확대해 SKT가 유심교체를 발표하고, 신규영업을 정지했던 작년 4월 26일부터 6월 23일(영업정지 마지막날)까지 2달여 기간에도 KT(29만3026명·46.7%)와 LGU+(24만2887명·38.7%) 순증 가입차는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SKT 사태 당시 이탈했던 충성 고객들이 이번 KT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대거 복귀하는 것으로 본다”며 “장기 가입 혜택을 중시하는 우량 고객층이 SKT로 쏠리는 것이 경쟁사의 유인책보다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속도면 남은 영업일 기간 이틀 동안도 번호이동 고객이 몰리면서 5만~6만명 가량의 추가 이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공시지원금 적용 기준 요금제를 대폭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월 6만1000원대의 5G 심플 30GB 요금제를 이용하더라도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남은 위약금 면제 기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 가입자들에게만 비정상적인 지원금을 싣는 구조는 위약금 면제의 원래 취지인 고객 케어에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