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경쟁 너머…뜨거운 韓 AI 개발 생태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6일, 오후 05: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정부의 ‘국가대표 AI’ 선발 프로젝트 1차 평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AI 생태계는 특정 기업 선정에 머물지 않고 민간과 오픈소스 영역을 중심으로 더욱 역동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번 1차 단계 평가 결과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2차 단계에 진출한 반면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는 각각 독자성과 성능 평가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와 별개로 대한민국 AI 생태계 전체의 성장 엔진은 여전히 뜨겁게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허브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된 한국 AI 오픈소스 히트맵(사진=허깅페이스 갈무리)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멈추지 않는 AI 연구

전 세계 AI 개발자들의 허브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들여다보면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AI 기술력이 얼마나 견고하게 확장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주요 AI 기업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오픈소스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며 기술 경쟁력을 쌓아왔다.

16일 허깅페이스에 공유된 ‘한국 AI 오픈소스 히트맵’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곳은 ‘LG AI연구원’이다. 최근 1년간 33건의 기여를 기록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활동 지수를 보였다. 여기서 최근 1년 기여는 허깅페이스 내 신규 모델 업로드, 데이터셋 공개, 데모 페이지(스페이스) 구축 등 실질적인 기술 자산을 외부에 공유한 횟수를 합산한 수치다.

이어 시장 보급력과 실질적인 활용도면에서는 ‘네이버’가 압도적이었다. 최근 1년간 22건의 기여를 기록하며 2위에 오른 네이버는 총 84개의 모델을 공개했다. 그 결과 누적 다운로드 수 177만회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연구자들이 한국어 기반 AI 기술을 검토할 때 네이버의 모델을 가장 먼저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의 약진도 매섭다. 3위를 차지한 트릴리온랩스는 지난 1년간 21건의 기여를 기록하며 네이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총 19개의 모델을 쏟아내며 기술력 하나로 AI 생태계의 중심에 진입,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계 지형을 증명했다.

이어 카카오가 20건의 기여와 33개의 모델을 선보이며 4위를 기록했다. 8만4000회가 넘는 다운로드 수는 카카오만의 실용적인 AI 모델들이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위 SK텔레콤과 6위 NC는 나란히 9건의 기여를 기록했으며, 7위 업스테이지는 21개의 모델을 통해 6만 4000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끌어내며 기술 전문성을 입증했다. 이어 8위 크래프톤과 9위 삼성리서치도 각각 6건과 5건의 기여를 기록하며 AI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AI 허브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된 국내 주요 AI 기업 오픈소스 생태계 기여 순위(사진=나노 바나나 이미지 생성)
글로벌 커뮤니티도 주목하는 ‘K-AI’의 성장세

정부의 평가는 기업에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한국 AI 기술의 전체 성적표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오히려 프로젝트를 계기로 결집한 한국 AI 커뮤니티의 성장세는 해외 전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허깅페이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티에젠 왕은 자신의 X 계정에 해당 히트맵을 공유하며, “한국의 AI 커뮤니티가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더 많은 기여를 기대한다”고 놀라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표했다.

허깅페이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클렘 들랑그 역시 최근 한국 개발 모델들이 플랫폼 내 트렌딩 순위를 장악하고 있는 현상을 언급하며, “AI는 미국과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오픈소스를 통해 창조자로 거듭나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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