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제 2만9700원, 다시 꺼낸 엔씨의 승부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8일, 오후 01:37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한때 온라인 게임 시장의 표준이었던 ‘정액제’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엔씨소프트(036570)가 2월 출시를 앞둔 ‘리니지 클래식’을 월 2만9700원 정액제로 운영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고전 리니지의 초창기 버전을 구현한 만큼, 콘텐츠뿐 아니라 과금 방식도 ‘그 시절’로 되돌린 실험에 가깝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클래식’을 2월 7일 한국과 대만에서 사전 무료 서비스로 먼저 공개한 뒤 11일부터 월 2만9700원의 정액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만9700원이라는 가격 또한 과거 리니지 정액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용자의 추억과 향수를 전면에 내세워, IP의 초기 팬덤을 정조준하는 전략이다.

정액제는 한때 국내 온라인 게임의 대표 BM(비즈니스 모델)이었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를 시작으로 ‘리니지2’(2003년), ‘아이온’(2008년), ‘블레이드앤소울’(2012년) 등 엔씨의 주요 PC 온라인 게임은 월 정액제로 운영돼 왔다. 이용 시간과 결제 구조가 직관적인 정액제는 당시 PC방 중심의 게임 문화와 맞물리며 빠르게 대중화됐다.

시장 흐름을 바꾼 건 부분 유료화 확산이었다. 국내에서 부분 유료화를 정착시킨 주체로는 넥슨이 꼽힌다. 넥슨은 2001년 퀴즈 게임 ‘큐플레이’의 부분 유료화 전환을 시작으로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 캐주얼 게임에 아이템 판매 기반 모델을 도입했다. 무료로 진입한 이용자가 아이템을 구매하며 매출이 커지는 구조가 자리 잡았고, 인터넷 이용자 증가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이후 2010년대 들어 확률형 아이템과 아바타 판매 등을 기반으로 한 부분 유료 BM이 사실상 표준으로 굳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모바일 RPG를 중심으로 과금 구조가 강화됐고, 2016년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을 기점으로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모델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리니지 클래식이 정액제를 선택한 배경에는 타깃이 명확하다는 점이 깔려 있다. 신규 유입을 대규모로 끌어들이기보다, 초창기 감성을 원하는 기존 이용자층을 겨냥한 게임이라는 점에서다. 게임 시장 전반에서 신규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업계가 새로운 이용자 확보보다 기존 IP 팬덤의 유입과 잔존율(리텐션) 관리에 무게를 두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과금 중심 BM에 대한 피로와 반발이 커진 점도 변수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강화되고 고과금 구조에 대한 이용자 부담이 커지면서, 예전 방식의 정액제가 대안으로 작동할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시 전이지만 반응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리니지 클래식은 14일 오후 8시 사전 캐릭터 생성을 시작한 뒤, 준비된 10개 서버와 추가 5개 서버가 모두 조기 마감됐다. 이에 엔씨는 15일 서버 5개를 추가 증설했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 초창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과거 서비스 방식이었던 정액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며 “출시 전까지 이용자 의견을 경청해, 그 시절의 리니지를 완성도 있게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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