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영 강남지인병원 원장 “‘웨이메드 엔도’ 등 의료AI 도입 후 진료 품질 평균화”[전문가 인사이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1:5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의료진이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료AI 도입은 우리 병원의 강점을 공고히하고 진료의 균질성,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조원영 강남지인병원 원장 (사진=강남지인병원)




◇ 병원 경험·숙련도 차이 최소화에 의료AI 큰 도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지인병원에서 만난 조원영 원장은 “병원의 규모가 커질수록 의료진 간 경험이나 숙련도 차이를 최소화하는 데 의료AI가 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남지인병원은 △웨이센의 웨이메드 엔도(위·대장 내시경 진단) △코어라인소프트(384470)의 에이뷰 LCS플러스(폐결절·폐기종·관상동맥석회화 자동검출 및 분석) △루닛(328130)의 루닛 인사이트 MMG(유방암 진단) △에이아이인사이트의 위스키(황반변성·녹내장·당뇨망막병증 진단) 등 지난 2022년부터 다양한 국내 바이오벤처의 영상진단 AI솔루션을 진단 및 건강검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의료업계에서 조 원장은 ‘의료AI 얼리어답터’로 꼽힌다.

조 원장은 “처음 도입했던 의료AI는 단순히 영상판독을 보조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솔루션들은 위험도 예측이나 경과 추적 등 기능이 훨씬 고도화됐다”며 “의료진도 초창기에는 진단에 의료AI를 적용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신뢰도가 크게 올라갔다. 환자들도 AI 결과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를 전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조 원장은 “우리 병원이 소화기에 강점이 있고 소화기내시경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AI 도입의 필요성을 빨리 느꼈다”며 “내시경처럼 판독량이 많고 작은 변화도 놓치면 안 되는 분야일수록 AI가 옆에서 보조해주면 진단의 안정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현재 강남지인병원은 웨이센의 웨이메드 엔도를 통해 위·대장 내시경을 할 때 AI솔루션의 도움을 받는다.

언뜻 진단보조 의료AI는 비숙련 의료진에 더 유용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원장은 “의료진이 아무리 숙련도가 높아도 작은 병변을 100% 놓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AI는 병변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며 “또 객관적 데이터가 더해져 일관된 진단과 빠른 판단이 가능해지고 많은 검사를 하게 되는 건강검진 시즌에는 피로도를 줄여주는 보조도구로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의료AI 소프트웨어를 경험해본 조 원장은 손이 잘 가지 않는 의료AI 솔루션의 공통점은 △현장 흐름과 맞지 않는 것 △의료진이 체감할만한 이득이 적은 것 △정확도가 일관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상진단 AI솔루션 도입 초기에는 의료진이 직접 보는 것보다 병변을 찾아내는 속도가 느리고 민감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 오히려 의료진의 피로도를 높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솔루션을 사용하면서 데이터가 축적됐고 의료진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밸런스가 맞춰져 품질이 개선됨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 원장은 성공하는 의료AI 소프트웨어에 대해 “진료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실제 의료진의 업무를 확실히 덜어주며 신뢰할 수 있는 정확도를 가진 제품”이라며 “기술보다도 실제 의료진, 병원의 필요에 얼마나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개발되기를 바라는 의료AI 솔루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소화기전문의로서 내시경 영상과 검사결과, 과거 진료기록을 한번에 분석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제안해주는 AI가 개발된다면 임상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조 원장은 이 같은 솔루션이 의료진으로 하여금 환자의 증상을 단편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영상진단AI 솔루션, 국내 낮은 사용률·수가 해외 진출 걸림돌



조 원장은 의료AI 중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생체신호 AI 솔루션에 비해 영상진단 AI 솔루션의 매출 성장세가 더딘 것은 국내 수가 체계상 어쩔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의료진에는 영상진단 AI가 필요하더라도 병원 입장에서는 도입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영상진단 AI를 도입해 사용하면 의사의 업무량이 줄었다고 판단해 행위수가가 깎인다. 영상진단 AI를 써도 병원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거나 쓸수록 비용이 나가는 구조라면 도입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원장은 “엑스레이 판독, 컴퓨터 단층촬영(CT) 판독에 AI를 도입하면 ‘AI가 고품질의 판독을 도왔으니 수가를 더 붙여줄게’가 아니라 ‘AI가 의료진의 판독을 도왔으니 판독료는 깎아야지’처럼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반면 생체신호 AI는 이 솔루션을 사용함으로써 의료진이 2차로 어떤 처치를 해야할지 가이드를 주기 때문에 행위수가가 깎이지 않는다. 병원 입장에서는 도입의 허들이 낮아지는 셈”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는 수가체계가 달라 해외로 진출할 경우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의 낮은 사용률 혹은 낮은 수가가 영상진단 AI 솔루션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 ‘한국에서도 안 쓰는 것을 왜 들고 나왔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국내 수가가 결국 해외에서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가격 방어도 어렵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조 원장은 환자의 안전과 신뢰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료AI를 도입하고 있다. 지금도 새로운 의료AI를 도입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내부적으로 진료 품질과 의료진의 지속가능한 근무 환경을 지키는 것을 병원 운영 기준에 있어 우선으로 삼는다”며 “의료AI 도입도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원을 필요한 진료를 정확하게 해 주는 병원, AI와 사람 의료진이 조화되는 병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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