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반도체 구조 마음대로···국산 분석장비 고도화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1:47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국산 라만분광 장비를 기반으로 물질의 구조 변화와 전기적 특성을 연속 분석할 수 있는 융합 분석 장비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확률 컴퓨팅용 핵심 소자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나 신개념 소자 연구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홍웅기 전략장비개발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국내 라만장비 전문기업 위브와 함께 기존 국산 라만분광 시스템에 주사형 광전류 이미징 기능을 통합한 ‘라만분광 주사형 광전류 이미징 융합분석시스템’을 고도화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동연구자 사진.(왼쪽부터)홍웅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윤종원 한국재료연구원 선임연구원, 장훈수 한국세라믹기술원 책임연구원.(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번 연구의 핵심은 물질의 구조 변화와 실제 전류 분포를 같은 위치에서 연속 관찰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다.

그동안 상변화 산화물 반도체 연구는 전기 특성 분석이나 구조 분석이 개별적으로 이뤄져 소자 성능과 물질 상태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도화된 국산 라만융합장비를 활용해, 결정 구조의 뼈대는 유지한 채 레이저로 산소 결합 상태만을 조절하는 토포택틱 상전이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한 시료 내에서 물질 구조 변화와 전류 흐름을 연속 관찰하며, 결과를 즉시 소자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반도체 미세공정이나 후속 열처리 없이 상변화 제어만으로 소자 기능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기존 연구가 상변화 현상의 확인이나 물질 전체의 물성을 변화시키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해 나노·마이크로 크기 영역에 금속과 반도체 특성을 원하는 위치와 형태로 직접 그릴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연구는 빛과 열로 전기를 생성하는 광열전 소자 구현으로 이어졌으며 차세대 에너지 소자와 센서 소자의 실용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그동안 고성능 융합분석 시스템은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국산화를 통해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홍웅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소재의 구조와 소자의 성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속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상변화 산화물 반도체가 가진 고유의 확률적 성질과 레이저 기반 상변조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확률 컴퓨팅’ 구현을 위한 핵심 소자인 오실레이터의 발진 특성과 신호 패턴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홍웅기 기초과학지원연 박사가 총괄하고, 윤종원 한국재료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상변화 산화물 반도체 시료 제작과 물성 평가를 담당했다. 장훈수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는 레이저 조사 시 발생하는 빛·열에 따른 상태 변화를 예측하는 다중 물리 계산을 수행으로 실험 결과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뒷받침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나노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 9일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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