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도 된다” 4년만에 유튜브 구독자 100만 달성 비결은 ‘꾸준함’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26일, 오후 07:1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지역 케이블TV 사업자 LG헬로비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헬로라이프’가 지난해 11월 지역 방송 채널로는 처음으로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했다. 막대한 자본과 유명 인물을 앞세운 대형 채널조차 넘기 어려운 ‘100만 고지’를 지역 방송 기반 유튜브 채널이 넘어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는 LG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 수(351만 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노을빛 LG헬로비전 온라인파트장이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유튜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LG헬로비전)
지난 4년간 헬로라이프 유튜브 업무를 도맡아 해온 노을빛 온라인제작파트장은 최근 경기도 고양시 삼송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정말 내 일처럼 퇴근하고도 유튜브만 생각하고, 꾸준한 업로드를 통해 독자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노 파트장의 이력은 다소 이색적이다. 그는 영상 PD가 아닌 10년 넘게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한 디자이너 출신이다. 채널A 등을 거쳐 2018년 입사한 그는 2021년부터 유튜브 업무를 병행했고, 2022년 본격적으로 헬로라이프 채널 성장을 이끌었다. 전통 방송 문법은 서툴렀지만,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자이너적 센스를 발휘한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왜 특정 영상의 조회수가 잘 나왔는지를 계속 고민했다”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제목과 문구, 첫 화면의 중요성 등 매일매일 배우고 테스트하면서 채널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성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실제 헬로라이프에 업로드된 영상은 무려 1만2540개, 누적 조회수는 13억 회를 넘어섰다. 지역 곳곳을 누비며 쌓아온 방대한 원천 콘텐츠 중 ‘될 만한’ 소재를 골라 매일같이 재가공해온 결과다. 특히 디자이너 특유의 감각으로 썸네일과 문구를 정교하게 신경쓴 것이 주효했다.

헬로라이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촌스러운’ 것이라 치부되던 로컬 IP(지식재산권)였다. ‘태군 노래 자랑’과 ‘장윤정의 도장깨기’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 고흥, 해남 등 지역 장마당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웃들의 노래는 가공되지 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정서주(미스트롯3 진)가 데뷔 전 출연한 영상은 단일 클립으로만 400만 뷰를 돌파하며 지역의 숨은 원석을 스타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노을빛 LG헬로비전 온라인파트장이 골드버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헬로비전)
‘눈에 띄는 그녀들’에 출연한 여성 기관사의 일상을 담은 쇼츠 콘텐츠는 누적 2000만 뷰에 육박했다. 평범한 근로자의 삶을 조명한 이 같은 콘텐츠들은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지역 채널의 철학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구현된 LG헬로비전의 차별적 가치가 담긴 사례로 평가된다.

노 파트장은 “유튜브 운영은 퍼포먼스 마케팅과 닮아 있다”며 “시청자 반응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계의 제작비와 광고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LG헬로비전은 유튜브를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 창구로 활용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박현우 LG헬로비전 제작본부장은 “과거 수십억 원을 투자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에서 먼저 시도해 보고 검증된 콘텐츠를 정규 방송으로 편성하는 구조도 고민하고 있다”며 “유튜브에서 성장한 크리에이터가 방송으로 진출한 사례처럼, 콘텐츠 역수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은 뉴미디어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노 파트장을 승진시키고, 온라인제작파트 팀원을 7명으로 확대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노 파트장은 이제 단순 관리를 넘어 ‘주락펴락’, ‘영한리뷰’ 등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노 파트장은 구독자수 확대보다는 헬로라이프 중심의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다양한 오리지널 IP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다국어 자막을 입혀서 글로벌 구독자 확보에도 나설 것”이라며 “기존 지역채널의 신뢰도와 디지털 감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해, 시청자의 일상 속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채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현우 LG헬로비전 제작본부장과 노을빛 LG헬로비전 온라인파트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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