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풀스택’ 구글의 습격…네이버는 커머스·콘텐츠에 AI 적용으로 반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26일, 오후 06:4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챗GPT 등 AI 챗봇이 검색 결과 클릭 없이 곧바로 답을 제공하는 ‘제로 클릭’ 검색을 확산시키며 글로벌 검색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성형 AI를 앞세운 구글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네이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한 ‘AI 제국’을 구축하는 구글과 달리, 네이버는 한국인의 생활 방식에 최적화한 ‘AI 에이전트’를 앞세워 안방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구글 연평균 MAU 추이(그래픽=김일환 기자)
생성형 AI 검색이 가르는 승부처…네이버·구글 격차 한 자릿수로

26일 IT업계에 따르면 AI 전환기 검색 시장의 최대 분수령은 ‘생성형 AI 검색’의 안착 여부다. 실제 검색엔진·SEO 전문 플랫폼 인블로그 조사 결과, 2025년 3분기 기준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가 48.6%, 구글이 42.9%로 격차가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네이버가 오랫동안 지켜온 ‘60% 벽’이 무너진 사이, 제미나이를 탑재한 구글과 챗GPT를 연계한 빙(Bing·4.5%)이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부터 생성형 AI 기반 ‘AI 브리핑’을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적용 범위와 답변 신뢰도 측면에서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독버섯 요리법을 추천하는 등 이른바 ‘환각’ 사례가 발생하면서 기술 고도화의 필요성도 다시 부각됐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텍스트 중심 검색에서 동영상과 AI 검색으로 이동하는 젊은 층의 이용 트렌드가 이미 고착화되고 있다”며 “결국 생성형 AI 기술력이 검색 시장을 지켜내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글 ‘AI 풀스택’ 위용 vs 네이버 ‘온 서비스 AI’ 전략

구글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TPU)와 운영체제(안드로이드), 데이터(유튜브), 대규모언어모델(LLM·제미나이)로 이어지는 ‘AI 풀스택’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검색을 넘어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AX(AI전환)리더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AI 석학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2월 구글이 오픈AI를 기술적으로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공개적으로 평가했다. 힌턴은 “구글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제미나이 3가 오픈AI의 GPT-5 계열보다 성능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구글이 기술 경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구글이 자체 AI 반도체와 방대한 데이터, 축적된 연구 인력을 동시에 보유한 점을 구조적 강점으로 꼽으며, 이러한 기반이 향후 AI 경쟁의 주도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 역시 구글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검색·클라우드·모바일 생태계를 AI 전략에 통합하면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처럼 단일 스타트업 구조가 아니라, 거대한 인프라와 자원을 갖춘 플랫폼 기업 내부에서 AI를 개발·배포할 수 있다는 점이 구글의 결정적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네이버는 상대적인 자본력 열세를 ‘온 서비스 AI’ 전략으로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 정면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커머스·광고·콘텐츠 등 우위에 있는 서비스에 AI를 밀착 적용해 실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국가대표 AI’ 선발을 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8B(80억), 32B(320억) 등 비교적 소형 모델을 선보인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국내 최초 네이티브 옴니모달 구조를 적용한 ‘하이퍼클로바 X 시드 8B 옴니’와 기존 추론형 AI에 시각·음성·도구 활용 역량을 결합한 고성능 추론 모델 ‘하이퍼클로바 X 시드 32B 싱크’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무거운 초대형 모델 대신 효율적인 옴니모달 구조를 택해 연산 비용은 낮추고 응답 속도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환각을 줄이는 동시에 쇼핑·예약·결제 등 사용자의 행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완결하는 ‘에이전트 N’의 실용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검색 주권 지켜야”… 1분기 ‘쇼핑 에이전트’ 승부수

네이버는 올 1분기 내 취향과 리뷰 데이터를 결합해 구매까지 연결하는 ‘쇼핑 에이전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통합검색에는 ‘AI 탭’을 추가해 정보 탐색이 곧바로 실행, 즉 구매나 예약으로 이어지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AI를 매개로 서비스와 콘텐츠,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이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에이전트로 발전시키고, 이를 수익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토종 플랫폼이 살아남은 사례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검색 시장을 장악한 다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자국 생태계를 지켜온 만큼 이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등 주요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민하게 대응하듯, 우리 정부도 규제 일변도의 시각에서 벗어나 토종 플랫폼이 AI 시대의 검색 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산업 육성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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