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칩 소자 R&D 지원해서 韓 스타트업 육성…KAIST 양자팹 시동

IT/과학

뉴스1,

2026년 1월 29일, 오후 12:00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국가 양자팹 반도체 클린룸.(카이스트 제공)/뉴스1

"기존 반도체 팹은 다루는 물질이 달라 양자칩(QPU) 소자를 만들기에 부적절하다. 양자 기업과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소자를 연구하고,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겠다"

조용훈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국가 양자팹 연구소장의 말이다. 카이스트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이같은 목적의 국가 양자 팹을 준비하고 있다.

29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개소한 양자 팹에는 반도체 제작 등 기존 장비 23대 이전됐으며, 첨단 고가 장비 14대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중이다. 2031년까지 국비·지자체·카이스트 자체 예산 등 총 450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개방형 양자공정 인프라 구축사업' 일환이다. 과기정통부는 양자기술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 중 하나로 국내 양자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자체 QPU를 고도화하는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빠르게 우리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기존 팹 인프라는 양자 소자와 호환성이 낮고,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양자 기업들로서는 자체 인프라 투자를 하기 버겁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국내 연구자, 기업 등에 24시간 개방된 공공 팹을 제공,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공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지난달 연면적 2498㎡ 규모(4개 층)로 토대를 갖춘 팹은 기본적으로 광자 QPU의 소자를 제작하는 데 최적화됐다. 이 방식은 빛의 입자인 광자(포톤)를 큐비트(연산 단위)로 사용하는 것으로, 광자의 편광·위상·경로 등을 조작해 양자 정보를 인코딩한다. 미국 사이퀀텀(PsiQuantum) 사가 대표적 사례다.

팹 양자소자 연구실 소속 손영익 카이스트 교수에 따르면 이는 QPU 플랫폼 중 한국의반도체 역량을 가장 잘 접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카이스트 양자 팹이 기존 팹을 연상시키는 반도체 증착·건식 식각, 패터닝용 클린 룸 등을 갖춘 이유다.

손 교수는 "IBM의 극저온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처럼 대중에 많이 홍보되진 않았지만, 광자 QPU 역시 큐비트 스케일업에 유리하다. 대부분 QPU는 물질 자체를 큐비트로 쓰지만, 이 방식은 1초에 10억 개가 쏟아지는 광자를 정보처리해 큐비트로 만들기 때문에 하드웨어가 과도하게 요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자 기반 양자칩은 반도체의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고, 전체적인 공정도 기존 반도체 공정과 유사하다. 한국이 진입만 한다면 매우 잘할 수 있는 방식"며 "광자 칩과 디지털 칩이 올라가는 기판 성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자 팹은 광자에 머물지 않고, 중성원자·이온트랩 등 다양한 양자 플랫폼에 걸맞은 소자 핵심 공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용훈 양자 팹 소장은 "초전도체 기반 양자팹이 이미 국내에 있기 때문에 광자 기반으로 우선 준비했다"면서도 "다른 플랫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동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 양자 업계가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방형 팹이 적극적으로 사용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 실장은 "학생 연구원이나 출연연의 R&D를 통해 기술이전이나 창업 등 도전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카이스트는 학생 창업을 적극 권장한다"며 "또 어떤 기업이 특정 수준까지 양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향이 있으면 팹 상주 등을 허용하겠다. 기업 맞춤형 팹 운영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팹은 2028년 초 2단계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양자 공정 전문인력 양성 등 교육 시스템도 구축·운영한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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