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면 의학의 권위자인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의료 현장에 도입된 디지털 수면 진단 기기의 변화를 이렇게 요약했다.
윤 교수는 에이슬립(Asleep)의 수면무호흡증 선별 앱 '앱노트랙(ApnoTrack)'의 임상 검증을 주도한 핵심 연구자다. 그는 앱노트랙이 기존 수면 진단의 높은 장벽을 낮추고, 수면무호흡증(OSA) 처방과 관리를 효율화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에서 윤 교수를 만나 앱노트랙의 실제 임상 적용 경험과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팜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비접촉 방식에도 민감도와 특이도 상당히 높아
윤 교수는 앱노트랙 개발 초기부터 임상 데이터 검증에 깊이 관여했다. 의료기기가 병원에서 사용되려면 골드 스탠다드(표준)인 수면다원검사(PSG) 결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그는 "수면다원검사는 일종의 바이블"이라며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 표준 검사 결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야 하는데 제가 보유한 방대한 수면 데이터와 에이슬립의 기술을 매칭해 검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임상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스마트폰 마이크로 숨소리를 분석하는 비접촉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자를 가려내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윤 교수는 "기존 스마트워치(웨어러블)나 매트리스 센서(니어러블)와 비교했을 때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는 에어러블(Airable) 방식인 앱노트랙이 편의성 면에서 압도적"이라며 "성능 역시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처방 경험도 공유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앱노트랙을 수면다원검사 대기 환자를 위한 사전 스크리닝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병원 대기가 두 달이 넘는 상황에서 환자를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앱노트랙으로 먼저 검사해 심각한 무호흡이 발견되면 즉시 정밀 검사와 양압기 치료로 연계하고 경증인 경우 경과를 지켜보는 식으로 진료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사용해 본 경험담도 털어놨다. 윤 교수는 "저도 직접 써봤는데 처음엔 무호흡 지수가 20회(중등도)나 나와 놀랐다"며 "알고 보니 스마트폰을 너무 멀리 둔 탓이었다. 머리맡에 제대로 두고 다시 재니 정상 범위였다. 기기 위치 선정 등 사용자의 올바른 사용법 숙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앱노트랙 제품 구동 모습 (사진=에이슬립)
◇디지털기기 수면진료 대중화 핵심 키...홈 모니터링 보편화
윤 교수는 디지털 기기가 수면 진료의 풍경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으로 '홈 모니터링(Home Monitoring)'의 보편화가 꼽힌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미 간소화된 가정용 수면 검사가 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며 "앱노트랙처럼 정확도 높은 앱이 보편화되면 굳이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야 하는 번거로운 검사를 모든 환자가 받을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병원 문턱을 낮춰 숨어 있는 100만 명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발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비만 치료와의 연계성도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윤 교수는 "체중 감량은 수면무호흡 치료의 첫걸음"이라며 "환자가 살을 뺐을 때 수면 상태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앱으로 매일 확인할 수 있다면 치료 동기 부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그는 "AI가 코딩을 대체하듯 진단 기술의 발달이 기존 검사 시스템을 위협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의사는 이를 거부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나는 향후 개원하면 고가의 장비 없이도 이런 앱을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고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에이슬립이 출시할 크로노트랙(ChronoTrack)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크로노트랙이란 수면 무호흡뿐만 아니라 수면 단계와 질을 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윤 교수는 "불면증 환자는 주관적으로 '못 잤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잘 자는 경우가 많다"며 "객관적인 수면 데이터를 눈으로 보여주면 환자를 안심시키고 상담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앱노트랙과 같은 혁신 기술이 제도권 안착을 통해 더 많은 환자의 '꿀잠'을 돕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