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켐바이오, 신약 상반기 공개…“12兆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시장 정조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8:3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듀켐바이오는 지난 3년여 동안 치료용 방사성의약품(RPT) 개발을 준비해왔다. 초기 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즉시 공개할 예정이다. 그 시점은 올해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치매약 ‘레켐비’ 진단제를 국내 판매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린 듀켐바이오(176750)가 올해부터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듀켐바이오는 현재 새로운 항암제 후보물질 2개를 확보한 상태로 신약개발 계획 공개를 앞두고 연구·개발(R&D)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듀켐바이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종우 부회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사로…성장 2막 돌입



김종우 듀켐바이오 부회장은 지난 22일 “지난 2021년 지오영의 자회사인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부와 합병한 이후 지오영의 자회사로서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듀켐바이오가 확보한 신약후보물질은 총 2가지로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 소화기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김 부회장은 “아직 적응증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이 세 적응증 중 두 가지를 타깃해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시나리오가 현재 가장 유력하다. 삼중음성유방암(TNBC)이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5~20%를 차지하는 아형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트루다와 트로델비 등이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며 내성 발생과 및 재발 위험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글로벌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는 “미충족 수요가 있으면서 개발하고 있는 경쟁 신약이 없거나 개발시 시장 선점이 확실시되는 경우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신약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국내 유수 기업들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좋은 신약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사성 동위원소로는 루테튬-177(Lu-177)을 선택했다. 앞서 듀켐바이오는 루테튬-177의 안정적 생산시설 구축 및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규격의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 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루테튬-177이 현 시점에서 가장 수급에 이상없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동위원소”라며 “장기적으로 다른 동위원소를 활용할 계획도 있지만 우선은 루테튬-177을 활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한 루테튬-177 생산 추진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상반기 중에 관련 내용을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방사성 동위원소 중 루테튬-177과 악티늄-225(Ac-225), 아스타틴-211(At-212), 납-212(212Pb), 비스무스-213(Bi-213), 토륨-227(Th-227) 등이 RPT 개발에 활용된다. 이중 유럽과 미국에 상업용 공급망이 있어 공급이 쉬운 루테튬-177은 RPT 중 매출 순위 1·2위인 플루빅토와 루타테라에 사용되고 있다.



◇미충족수요 높은 삼중음성유방암이 첫 타깃



듀켐바이오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인 만큼 치료제 개발과 동시에 진단제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모두 진단제와 치료제로의 동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RPT의 경우 페이로드의 위치에 놓일 방사성 동위원소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진단제 개발에 성공하면 치료제 개발도 어렵지 않다”고 부연했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암세포를 찾아가 결합하는 바인더(암세포 표적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링커(킬레이터)로 연결한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한 구조인데 ADC의 페이로드(저분자화합물) 대신 방사성 동위원소가 세포의 유전자(DNA) 구조 자체를 파괴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감마선은 투과력이 뛰어나 인체를 통과해 디텍터에 도달하므로 영상진단에 적합하지만 에너지가 넓게 분산돼 치료용으로는 부적합하다. 그래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에서 베타선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177 대신 감마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적용하면 동일한 표적구조를 활용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암세포 표적 리간드와 이를 안정적으로 암세포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 리간드-킬레이터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 핵심 플랫폼이 확보되면 치료제와 진단제를 병행 개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신약개발이 듀켐바이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로 여겨진다. 듀켐바이오는 2021년 이래 흑자 기조 아래서 꾸준히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주가 상승세는 저조한 편이다. 외부 공개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없는 것 역시 낮은 주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24년 12월 공모가 8000원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듀켐바이오의 주가는 1년 여 지난 지금도 8600원(22일 종가 기준)에 머물러 있다. 시가총액도 2447억원으로 다른 RPT 기업인 셀비온(시총 2970억원), 퓨쳐켐(5214억원)에 비해 낮다.

듀켐바이오는 타 신약개발기업과 달리 자체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 안정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치매진단제 매출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듀켐바이오는 올해 레켐비의 표준진단제인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매출 총합이 레켐비 국내 승인 전인 2024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치매진단제 시장에서 듀켐바이오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생산실적 기준 94.7%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그는 “이미지로 질환의 위치, 모양, 암일 경우에는 전이여부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사성의약품은 유력한 차세대 타깃 진단·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며 “현존 치료제가 아직 극복하지 못한 췌장암, 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 전신에 전이된 말기암을 치료하는 미래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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