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간 스마일게이트…“올해 AI에 600억원 이상 투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7:14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우리의 핵심 전략 방향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트랜스 퍼시픽’이다. 미국 인공지능 분야에서 유망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스마일게이트 그룹과 본사에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전달하는 테크 레이더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한국 시장에 미국의 성장 기회를 연결하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남훈곤 상무
남훈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미국 법인장(상무)은 지난달 30일 이데일리와 만나 미국 법인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스마일게이트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SIV)는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오는 4월 실리콘밸리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서 12년째 몸담으며 로톡과 와디즈 등 주요 투자 업무를 수행해온 남 상무가 초대 법인장을 맡았다. 현재 현지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확정된 펀드만 600억 이상…AI 기업에 적극 투자”

SIV는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를 위해 올해 6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남 상무는 “현재 확정된 투자 규모가 600억원이며,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직접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뿐 아니라, 대형 시리즈 투자에 팔로워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한국에 연결해 국내 펀드에도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인공지능 스타트업 8곳에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 대상은 모두 인공지능 관련 기업으로, 이 가운데 한 곳은 피지컬 AI 기업이다. 특히 영상 제작 과정을 자동화하는 스타트업 힉스필드는 투자 이후 반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5000만 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8000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하며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섰다.

남 상무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누구나 아는 규모 있는 기업들로부터 함께 투자하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미국 현지 벤처캐피털 네트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다면 이런 기회가 있다는 식의 제안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글로벌 벤처투자 자금의 약 70%가 미국에 집중됐고, 그중에서도 80%가 실리콘밸리에 몰렸다”며 “그 흐름의 한복판에서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SK텔레콤이 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사례를 언급하며, 남 상무는 “그러한 멀티 성공 사례를 기대하며 간다”고 말했다.

◇16시간도 안돼 투자 결정하는 실리콘밸리…“파괴적 혁신이 투자 기준”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남훈곤 상무
자금이 경쟁적으로 몰리면서 실리콘밸리 투자 시장은 극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남 상무는 “제가 받아본 오퍼 가운데 가장 빨랐던 사례는 16시간이었다”며 “심지어 그 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이미 딜이 끝났다는 답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결정이 그렇게 빠르게 이뤄지는 문화 자체가 큰 충격이었다”며 “SIV역시 실리콘밸리의 속도에 맞춰 의사결정 체계를 빠르게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상무는 또 “미국에서도 한국은 인공지능 사용률이 높아 정보기술 테스트베드이자 아시아로 연결되는 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 역시 한국 고객을 만나고 싶어 해, 우리가 이들의 한국 진출과 파트너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그가 꼽는 가장 분명한 투자 기준은 시장 경쟁력이다. 남 상무는 “시장이 충분히 큰지, 그리고 그 시장이 해당 아이템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지 이 두 가지만 본다”며 “있으면 좋은 서비스가 아니라, 반드시 써야 하는 서비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벤처캐피털 역시 외부인인 만큼, 결국 자신만의 인사이트로 배팅할 수 있는 기준은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쟁력”이라며 “기존 시장을 흔들 수 있는 파괴력과 파급력은 변하지 않는 투자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 아래 남 상무는 앞으로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보안, 웨어러블 디바이스, 피지컬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주요 성장 축으로 꼽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피지컬 인공지능이 본격 도입되면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며 “인공지능 학습과 도입 비용이 낮아지고 수익성 개선의 흐름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도입을 망설이던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활용이 급격히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최소 네 차례 이상의 파도가 더 올 것이며, 단기적인 조정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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