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AI, 그록 훈련 위해 '문예 엘리트' 채용…시간당 최대 18만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8:1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챗봇 그록(Grok) 훈련을 위해 시간당 최대 125달러를 지급하는 작문 전문가를 공개 채용한다.

대상은 대형 출판 계약자, 주요 문학상 후보, 메이저 스튜디오 크레딧 보유자 등 출판·저널리즘·시나리오 분야의 최상위 인재로 AI 업계가 고급 인간 창작자에 다시 손을 내미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1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xAI는 최근 채용 페이지에 ‘작문 전문가(Writing Expert)’ 공고를 게시하고, 소설·시나리오·저널리즘·의학 저술·시 등 12개 이상의 장르에서 최고 수준의 저술을 평가·개선·창작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보수는 시간당 40~125달러(약 5만8000원~18만1500원)로 책정됐다.

자격 요건은 극도로 까다롭다. 창작 소설 부문 지원자는 △빅파이브 출판사와의 출판 계약 △소설 누적 판매 5만부 초과 △뉴요커·클락스월드 등 주요 매체 단편 10편 이상 게재 △휴고상·네뷸러상 최종 후보 △뉴욕타임스 북리뷰 특집 또는 커커스 리뷰 별점 등 중 최소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시나리오 작가 역시 워너브러더스·넷플릭스·디즈니 등 메이저 스튜디오 배급 장편 2편 이상, 또는 제작된 TV 에피소드 10편 이상, 혹은 아카데미·에미상 후보 경력을 요구받는다. 저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BBC급 매체 5년 이상 경력이 필요하며, 학술 작가는 박사 학위와 연구자가 낸 논문 중에서 최소 10편이 각각 10회 이상 인용된 조건(h-index 10) 이상이 필수다. 공고는 “주로 자유시를 쓰는 시인은 배제한다”며 고전적 형식과 기법에 대한 이해를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이번 채용은 그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록은 지난해 말 단기간에 대규모 성적 이미지 생성을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에 EU는 이미지 생성 기능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서비스 접근을 차단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딥페이크·프라이버시 침해 관련 집단소송도 제기됐다. xAI는 이후 이미지 편집 기능을 유료 사용자로 제한했다.

xAI의 이번 채용 공고는 AI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xAI는 지난해 대규모 약 500명의 일반 데이터 주석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전문 튜터 인력을 10배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급 추론·창작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문적인 인간 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외신들은 “AI가 대체 대상으로 지목해온 최정상 작가들에게, 그 AI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을 맡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 창작자의 권위와 맥락을 학습시키기 위해 결국 인간을 호출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