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호주식 SNS 전면 금지 반대”…정부 “급진적 대책 안쓸것”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05일, 오후 05:45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SNS는 한 번 사용하면 중독되는 것이 단점이고, 제어하는게 쉽지 않다”

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마련한 ‘함께 만들어가는 아동·청소년 SNS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날 간담회는 성평등가족부 청소년 정책참여기구인 청소년특별위원회, 대한민국 청소년기자단, 청소년의회 소속 학생들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활동 중인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5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함께 만들어가는 아동?청소년 SNS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방미통위)
◇청소년 “SNS 알고리즘 확증 편향, 부작용 인지”

이들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엑스(X), 디스코드 등 자신들이 실제 사용하는 플랫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경험을 공유했다.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적게는 1시간, 많게는 4~5시간에 달했다.

학생들은 숏폼 콘텐츠와 알고리즘 추천 구조가 결합되며 사용자의 선택권을 잠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좋아요 수가 많은 댓글이 항상 상단에 노출되면서 특정 의견만 반복적으로 보이게 된다”, “한 번 클릭한 주제는 계속 같은 방향의 콘텐츠만 추천된다” 등 확증편향과 여론 획일화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신체적 부작용에 대한 의견도 이어졌다. 중학교 2학년 김 양은 “하루 3끼 학교에서 먹는데, 언제부턴가 학교 친구들이 밥 안먹는데 그 원인이 인스타그램에 나온 ‘연예인 다이어트’ 때문”이라며 “영상 시청하게 되면서 알고리즘에 흔히 말하는 거식증 콘텐츠가 많이 나왔고, 실제 응급실까지 간 학생도 있다”고 SNS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중학교 2학년 최 군은 “제 뒷담화가 인스타 스토리에 수차례 올라와 있는 걸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친구들이 혹시 제 욕을 하는 건 아닌가 그런 불안감에 최근에 인스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주식 전면 금지는 반대 우회로만 늘릴 뿐”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무조건적인 SNS 금지에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호주가 도입한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 정책에 대해 학생들은 “해외 계정으로 우회 가입하거나 나이를 속여 유입될 경로가 크다”며 “보호 효과를 낮추고 잠재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고등학교 2학년 심 군은 “완전한 제한 보다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SNS 활용하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SNS 사용행태 환경과 방식을 고려해서 새로운 정책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청소년 흡연은 ‘백해무익’하다고 보는데 SNS는 사용 자체 문제 보다는 디지털 교육이 단계적으로 실시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인상적인 제안은 ‘사용 시간’이 아닌 ‘사용 질’을 기준으로 한 정책 전환이었다. 학생들은 “양보다 질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단순히 사용 시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을 지양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들은 “NFC를 인식하면 휴대폰 사용을 자동으로 제한하고 그 대가로 데이터를 보상해 주는 방식이나 친구들끼리 사용 시간을 공유하며 서로 줄여나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네거티브 넘어선 맞춤형 대책”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기본권의 주체로 존중해야 한다”며 “급진적 대책이 부메랑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SNS에 시간을 활애하기보다는 더 재미나고 알찬 건전한 앱을 많이 개발해서 선순환 구조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개발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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