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대폭 교체’ 발표했지만…국민연금 쟁점 이사 연임에 개혁 의지 의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09일, 오후 07:5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KT(030200) 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KT 이사회 의장)가 9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결과를 공개하며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한다”고 밝혔지만, 국민연금이 문제로 지적했던 이사회 규정 개정에 찬성했던 이사가 연임되고,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이사도 자리를 지키면서 실질적 변화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KT이사회는 이날 늦은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이추위 개최 결과를 발표했다. 4개 분야 후보를 심의한 결과,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 ESG 분야 윤종수(현 KT ESG위원회 위원장,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 고문), 미래기술 분야 김영한(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경영 분야 권명숙(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계 분야는 공석으로 두고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임기 만료 4명 중 2명 교체…윤종수는 연임

현재 KT 사외이사는 7명이다. 이 가운데 임기 만료 대상은 안영균, 윤종수, 최양희 이사이며, 조승아 전 이사의 사퇴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의 공석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조 전 이사는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임하며 대주주 특수관계인과의 겸직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해 12월 사퇴했다.

이번 추천 결과를 놓고 보면 윤종수 이사는 연임되고, 안영균·최양희 이사는 퇴임하는 구도가 됐다. 그 자리를 김영한 교수와 권명숙 전 대표가 채우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규정 개정과 ‘연임’의 엇박자

논란의 핵심은 국민연금이 우려를 제기했던 이사회 규정 개정과 이번 연임 결정이 맞물린 지점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표이사(CEO)가 주요 보직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한 이사회 규정이 정관에 배치될 소지가 있고, 상법상 위법 논란이 있다는 취지로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규정 개정 표결에서는 사외이사 중 김성철, 안영균 이사만 반대했고, 김용헌, 윤종수, 최양희, 곽우영, 이승훈, 조승아 이사는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찬성했던 윤종수 이사가 연임된 반면, 반대했던 안영균 이사는 후보에서 빠지면서 “오해를 해소하겠다”는 KT 이사회의 설명과 사외이사 선임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KT 이사회는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과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 규정과 정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쟁점 규정에 대한 책임 소재와 인적 쇄신은 분리된 채 진행됐다는 평가다.

도덕성 논란 이사, ‘조사 의뢰’로만 정리

임기가 남아 유임되는 이사들 가운데 도덕성 논란이 제기된 A 이사에 대해, KT가 “제3의 독립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고만 밝힌 점도 논란이다.

A 이사는 사전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 반박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KT에서 준법경영을 담당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공식 보고서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권고를 했다는 점에서, 조사 착수 이전에 거취 문제부터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주총에서 임기 만료 이사들이 모두 셀프 연임된 데 이어, 이번에도 쟁점 규정 개정에 찬성한 이사가 연임되는 흐름”이라며 “A 이사 논란을 두고 이사회 내부에서 거친 공방이 오간 상황에서, 겉으로만 봉합하는 방식이 주주와 시장에 설득력을 가질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가 내홍 국면에서 다시 사적인 결속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분산형 교체, 평가제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제시

한편 KT 이사회는 향후 사외이사 후보 선임 방식을 기존의 ‘한 번에 4명씩 교체’하는 집중형 구조에서, 보다 안정적인 분산형 교체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직원 1만명 이상이 가입한 KT노동조합 의견을 반영해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과 이사회 투명성 강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표이사 교체기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 경영진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며, 그 결과에 협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발표가 상징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쟁점이 됐던 규정 개정에 대한 책임과 후속 조치, 도덕성 논란 사안에 대한 처리 원칙 등을 포함해 보다 명확한 실행 계획과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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